[IT조선 최재필] 중국 샤오미(小米)가 국내 무역업체인 여우미와 손잡고 한국시장 공략을 공식 선언했다. 샤오미는 '만물상'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큼 다양한 제품들을 국내 시장에 정식 유통시키기로 했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는 스마트폰·태블릿PC·TV 등은 취급 품목에서 제외시켰다.

여우미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샤오미-여우미 공식 한국총판 위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토니 샤오미 생태계팀 책임자를 비롯해 이승환 한국 여우미 대표, 엘리오 네오 중국 난징 여우미 대표, 김광휘 한국 여우미 운영총괄이사 등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엘리오 네오 중국 난징 여우미 대표, 토니 샤오미 생태계팀 총책임자, 이승환 한국 여우미 대표
왼쪽부터 엘리오 네오 중국 난징 여우미 대표, 토니 샤오미 생태계팀 총책임자, 이승환 한국 여우미 대표
샤오미의 한국 총판업체가 된 '여우미'는 중국 난징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는 외국계(중국) 투자법인 무역회사다. 또 샤오미 생태계팀은 자체 제품 개발 외에 발전 가능성 있는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업무를 맡는다. 생태계팀을 통해 탄생한 곳으로는 쯔미(智米), 화미(華米), 즈미(紫米) 등이 대표적인 자회사다.

토니 책임자는 "한국 총판업체 선정 시 대기업, 국내 유통 구조에 정통한 업체 등 약 30여곳이 메일을 주고 연락을 시도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샤오미에만 주력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심사숙고를 거친 뒤 샤오미를 가장 잘 이해하는 여우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승환 한국 여우미 대표는 '국내 최초' 샤오미 총판업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샤오미와는 지난 3월 1일 총판 계약을 완료했기 때문에 국내 최초가 맞다"라며 "국내 총판을 통해 고객들이 기존에 느꼈던 불편함을 해결하고 중국 본토와 차별 없는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우미는 이번 총판 계약으로 샤오미 ▲나인봇 ▲체중계 ▲미밴드 ▲공기청정기 ▲헤드셋 ▲블루투스 스피커 ▲보조배터리 ▲건전지 ▲백팩 ▲라우터 등 총 43종의 제품들을 유통하게 된다.

또 여우미는 전국 각 17개 시·도에 260개의 직영점, 체험관, AS 센터 등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소셜커머스와 대형마트, 이동통신사 판매점 등을 통한 제품 판매도 실시한다. 온라인 위주였던 샤오미 유통망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소비자들이 민감해하는 AS 관리도 철저히 하겠다는 각오다.

여우미를 통해 한국시장에 유통되는 샤오미 제품들
여우미를 통해 한국시장에 유통되는 샤오미 제품들

다만, 이번 국내 총판 판매 품목에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던 스마트폰·태블릿PC·TV 등 주력 제품들은 제외됐다. 스마트폰의 경우 특허 문제가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샤오미가 그동안 중국 내에서만 90%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야 할 만큼 내수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도 '특허 문제'였다.

작년 12월에는 미국의 특허전문기업 블루스파이크가 '자사의 데이터 보호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샤오미를 고소하며 곤욕을 치렀으며, 앞서 인도에 진출할 때도 특허 침해 문제가 발목을 잡아 한동안 제품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토니 총책임자는 "스마트폰, TV, 태블릿 등은 독립 부서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생태계팀과는 다르다"며 "독립 부서를 통해 한국시장에 (스마트폰, TV, 태블릿 등을) 유통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허 문제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승환 대표는 "지금은 당장 이들 제품을 유통할 수 있는 조항은 없지만, 미래에는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준비는 해놓고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재필 기자 mobile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