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티맥스가 또 해냈다.OS 시연 시작하고 얼마 안있다가 시스템 다운됐어.” 

기자의 지인으로부터 온 메시지다. 20일 티맥스OS 발표장을 나서 사무실로 복귀하던 중이었다. 서둘러 스마트폰으로 티맥스OS 발표 생중계 사이트에 연결했다.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해주던 유튜브 사이트의 채팅창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부분 티맥스OS 발표를 비아냥 거리는 말들이었다. 

티맥스가 7년만에 다시 OS 시장에 도전했다. 도전의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티맥스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발표회는 실시간으로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으며, 발표장에는 엄청나게 많은 비용을 쏟아 부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크고 성대했다.  

이날 티맥스OS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의 기대도 컸다.  행사장인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 앞 전시 세션에는 수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티맥스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 등록만 1만여명이 넘으며, 아침에 등록한 인원만 1500명이 넘는다고 했다.

아마도 국산OS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가 컸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전세계 SW 시장 점유율 1%에도 못미칠 정도로 초라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OS 개발은 IT 강국으로서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런 기대를 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또 티맥스의 과거를 아는 이들은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고자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지난 2009년 티맥스는 티맥스 윈도를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사건을 놓고 대한민국 SW 역사상 최악의 흑역사라고 평한다. 

당시 시연에서는 스타크래프트를 로딩하는데 2분여가 걸리는가 하면, 커널 패닉이 발생해 데모가 아닌 리플레이 데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동영상 시연을 위해 소녀시대 뮤직비디오를 보여줬는데, 버퍼링이 너무 심했다. 오피스와 브라우저는 윈도CP 환경에서 시연하기도 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를 표절했다는 시비가 붙는가 싶더니, GPL 라이선스 위반 문제까지 불거졌다. 이후 티맥스는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쳤고 결국 OS 사업을 접었다. 

그런데 이번 행사장에서 또 다시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연 도중 시스템이 다운된 것이다. PC를 3대나 교체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10여분이 넘게 행사는 멈췄고, 결국 시연을 행사 뒤로 미뤘다. 7년 전 과거의 모습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티맥스 관계자는 “어떤 문제 때문에 오류가 발생했는지 확인이 안되고 있다”며 “다만 행사 막바지에 시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티맥스는 7년 전과 똑같은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오픈소스다. 기자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은 오픈소스 라이선스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SW개발에 있어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라이선스 정책이 다양한 만큼 모두 준수하고 있고 제품이 출시될 때는 정책에 따라 사용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소스를 사용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박대연 회장은 “티맥스OS는 오픈소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모두 자체기술로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티맥스OS는 FreeBSD를 기반으로 UI만 조금 수정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티맥스OS는 유닉스를 기반으로 개발됐는데, 티맥스가 독자적으로 OS를 개발했다기 보다는 FeesBSD를 기반으로 여러 앱과 커널 등을 섞어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7년 전과 똑같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여기에 기술적인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간담회에서는 간단한 동작들만 시연하면서 뭐든 다 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어떻게 들어가 동작한다는 얘기는 없었다. 

분명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일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일본과 독일, 이스라엘, 인도 등의 SW 강국들이 OS를 발표하지 못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도전했지만, 지난해 결국 포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OS를 개발해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번에 제기된 의혹은 모두 떨치고 가야 한다. 과거와 똑같은 절차를 밟아 또 다시 웃음거리가 되서는 안된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