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이미징이 펜탁스 브랜드 35mm DSLR 카메라 K-1을 공식 출시했다. 리코이미징 펜탁스 K-1은 35mm 364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비롯, 센서 시프트식 흔들림 보정 기능과 플렉시블 틸트 모니터 등 각종 촬영 기능을 내장했다. 하지만, 이 카메라가 16년 전인 2000년부터 기획됐다는 사실은 일부 마니아들만 알고 있다.

2000년은 실험적인 DSLR 카메라가 다수 발표된 해였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프로페셔널 DSLR 카메라 캐논 EOS D30, 허니컴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후지필름 S1Pro, 최초로 35mm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DSLR 카메라 콘탁스 ND가 이 시기에 발표됐다.

2000년 발표된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 / 차주경 기자
2000년 발표된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 / 차주경 기자
펜탁스 역시 2000년 9월, 독일 포토키나 행사장에서 35mm DSLR 카메라 개발 계획을 밝혔다.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는 풀 사이즈 600만 화소 이미지 센서, 6포인트 AF 모듈, 펜탁스 KAF2 렌즈 마운트와 2인치 후면 모니터 등을 장착한 카메라다. 1/6000초 고속 셔터 속도와 CF·PCMCIA 듀얼 메모리 슬롯도 지원했다.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 개발 소식을 접한 사용자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당시 펜탁스는 DSLR 카메라 라인업이 없었는데, 첫 모델이 APS-C 타입이 아닌 35mm DSLR 카메라였기 때문이다. 기계 성능도 당시 DSLR 카메라를 압도할 정도로 혁신적이었다.

2000년 발표된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 / 차주경 기자
2000년 발표된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 / 차주경 기자
하지만, 2001년 10월 펜탁스는 35mm DSLR 카메라 개발을 포기한다. 목표로 한 성능 수준을 맞추려면 본체 가격을 예상(당초 펜탁스는 이 제품의 가격을 7000달러로 잡았다)보다 높여야 했기에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펜탁스는 35mm DSLR 카메라의 외장과 일부 기능을 필름 카메라로 이식해 MZ-S라는 플래그십 필름 카메라를 출시한다. 이후 펜탁스는 최초의 DSLR 카메라로 APS-C 타입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ist D를 출시한다.

2000년 발표된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 / 차주경 기자
2000년 발표된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 / 차주경 기자
리코이미징 펜탁스 K-1 한국 발표회에 참석한 리코이미징 관계자가 2000년 발표된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다. 2000년 발표 당시,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의 제품명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관계자가 가져온 제품에는 K-1이라는 명칭이 각인돼 있었다. 펜탁스 K-1이 무려 16년만에 완성된 셈이다.

이 제품의 명칭이 2000년 발표 당시부터 K-1이었냐고 물었지만, 리코이미징 관계자는 답변 대신 미소를 지으며 신제품 K-1에 주목해 달라고 답했다. 16년의 세월을 넘어 부활한 펜탁스 35mm DSLR 카메라, K-1의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