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대 최악이라는 P&I 2016···해법 없나

차주경 기자
입력 2016.05.09 11:58
해마다 열리는 서울 국제 사진영상 기자재 전시회, P&I 2016이 8일 막을 내렸다. P&I는 25회째 열릴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졌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권위를 인정받고 규모도 커지는 다른 전시회와 달리, P&I 2016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다.

우선, 행사 규모가 대폭 줄었다. P&I 2016 참가 업체는 약 130여곳으로, 200여곳에 육박했던 2010년 초반에 비해 20%정도 감소했다. 올림푸스한국, 후지필름 등 메이저 디지털 이미징 제조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불참했다. 중견, 중소 업체의 참여도 줄었다.

행사 품질도 이전보다 떨어졌다. 이전 P&I에서는 '전세계 최초'라는 명분으로 신제품을 공개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 행사에는 2월 일본 CP+2016에 출품된 신제품조차 전시되지 않았다. 관람객들은 제품 체험보다 모델 촬영, 할인 제품을 구매하는데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행사장 한 켠에는 '사진영상 기자재 전시회'라는 타이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은행, 보험사 부스가 설치되기도 했다.

운영도 매끄럽지 못했다. P&I 2016은 서브 컬처, 아트 토이전이 포함된 '코엑스 씨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렸다. 하지만, 관람객을 유도해 행사간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혼란만 빚었다. 그 결과 P&I 2016 행사장 방문객은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고, 참가 업체 관계자들의 불만은 대폭 늘었다.

P&I 행사에 대한 지적은 최근 몇년간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에는 도가 지나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내년부터 행사 불참을 고려하겠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해법은 없을까. 이 많은 지적을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바꿔나가야 한다.

행사의 품질을 높이고 P&I만의 개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P&I에서만 보고 들을 수 있는 이벤트와 콘텐츠가 필요하다. P&I 사무국과 참가 업체는 상생을 위해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

특히 P&I 사무국은 참가 업체, 관람객의 목소리를 우선시해야 한다. 수익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부스 참가비를 대폭 할인하고 업체와 관람객 지원에 나서는 등 행사 신뢰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참가 업체 역시 충분한 기간을 갖고 관람객을 만족시킬 콘텐츠를 궁리해야 한다. 부스를 효율적으로 꾸미고 공간을 확보해 관람객 편의를 도모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관람객의 반성도 필요하다. P&I의 속성은 해외에서 발표된 기술과 신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기자재 전시회'다. 그럼에도 커뮤니티에는 P&I 행사가 아닌, 모델 소식이 압도적으로 많다. 모델 촬영과 경품 추첨보다는, 제품과 강의, 프로그램 수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P&I 부진의 원인을 국내 디지털 이미징 시장 축소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24년 역사에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까지 가진 P&I라면 시장 상황이 어려울수록 반전을 주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쇠퇴와 부흥의 기로에 선 P&I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나아가 명실상부 글로벌 디지털 이미징 전시회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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