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력관리시스템은 SW 기술자들이 전문가로서 성장하는데 있어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vs "새로 도입되는 소프트웨어(SW) 기술자 신고제가 과거 폐지됐던 SW기술자의 등급제로 부활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한국소프트웨어(SW)산업협회는 30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SW기술자 경력관리체계 개선(안) 공청회’를 진행했다. / 유진상 기자
한국소프트웨어(SW)산업협회는 30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SW기술자 경력관리체계 개선(안) 공청회’를 진행했다. / 유진상 기자
2017년부터 도입될 예정인 소프트웨어(SW) 기술자 경력신고 제도에 대해 우려와 기대의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31일 소프트웨어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SW 기술자를 고용하는 입장인 발주자와 사업주(대기업)는 신경력관리시스템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반면, 신고제의 주체인 SW 기술자들과 중소 사업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SW)산업협회는 30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SW기술자 경력관리체계 개선(안) 공청회'를 진행하고 NCS 기반의 신경력관리시스템의 주요 개편 내용을 소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신경력관리시스템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를 기반으로 경력을 신고하게 된다. 5개 소분류와 22개 세분류로 구분해 SW 기술자가 정확히 경력을 기술할 수 있도록 했다.

IT산업역량체계(ITSQF, IT Sectoral Qualification Framework)도 도입된다. ITSQF는 NCS를 기반으로 자격 교육훈련 경험 등을 통한 역량평가 체계 자격증, 학력, 교육훈령, 경험, 직종 연관성 등을 평가하게 된다.

공공 SW 사업을 추진할 때 기술자 개인의 경력을 입증하고 능력을 판단하는 공신력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협회는 신 시스템을 12월까지 시범운영하고 개선 및 보완해 2017년부터 전면 전환할 방침이다.

SW분야 NCS 분류 체계  / 한국SW산업협회 제공
SW분야 NCS 분류 체계 / 한국SW산업협회 제공
◆발주자와 일부 사업자는 환영...실효성 위해선 가치체계, 사업대가까지 이어져야

SW 사업을 발주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발주자와 대기업 등 SW개발자를 고용해야 하는 사업주는 환영하고 있다. 프로젝트 관리나 인사관리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박찬욱 한국마사회 정보화 총괄 처장은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SW 기술자들의 객관화된 경력을 확인할 수 있어 긍정적이고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보다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선 가체체계와 사업 대가까지도 연결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로서의 경력 관리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황학범 SW개발커뮤니티 리더는 "과거에는 전문적이던 아니던 IT 경력으로 뭉뚱그려 경력이 인정됐다"며 "새로운 제도는 개발자가 산업 분야에서 자리매김하는데 길라잡이로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술자와 중소 사업자들은 우려...등급제 부활하려나

하지만 실제 경력 관리를 받아야 하는 SW 기술자들과 중소 사업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등급제 부활에 대한 불만이 크다. ITSQF 때문이다. ITSQF는 SW 기술자들의 레벨을 9단계로 구분해 실제 등급을 만들게 된다. 사실상 2012년 폐지됐던 등급제가 ITSQF로 부활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등급제가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초·중·고·특급으로 SW 개발자를 구분해 왔다"며 "이번 개편안은 이를 다시금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지식을 갖고 있는 개발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SW 개발자가 자바 등의 프로그램 언어뿐 아니라 하드웨어(HW)를 비롯해 웹서버, 네트워크 기반 기술도 갖춰야 할 때가 있는데, 새롭게 개편되는 시스템에서는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경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환수 실장은 "현재 NCS 직무능력 구분에서는 직종까지만 구분을 해 놓았는데,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된다"며 "이는 앞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분류 체계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상용 SW협회 관계자는 "현재 분류된 기준으로는 정보통신에 있는 모든 직종을 대변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며 "다양한 직무를 정형화 해 모두 담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