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가 오라클을 상대로 300억달러(35조원)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해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각) "HP가 오라클에게 서버 시스템 판매를 방해했다며 300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HP와 오라클은 경쟁사 IBM을 견제하기 위해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했지만 2011년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하면서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오라클은 당시 스팍 프로세서를 장착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서버의 데이터베이스(DB) 지원을 강화했고, 반대로 HP 서버의 핵심 프로세서였던 인텔 아이테니엄 프로세서의 지원을 중단했다.

오라클은 아이테니엄 프로세서가 경쟁력이 없어 시장에서 사장될 것이란 주장을 폈고, HP는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 후 관련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맞섰다.

결국 오라클의 아이테니엄 칩 지원 중단 선언은 약 5개월간의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고, 같은 해 8월 1일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오라클이 인텔 아이테니엄 프로세서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관련업계에서는 HP가 오라클에게 5억달러의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5년이 지난 후 HP는 당초 예상보다 60배가량 많은 300억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현재 HP의 서버 사업은 HP엔터프라이즈가 담당하고 있지만, 분사 이전의 HP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소송 주체는 HP가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