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우수한 용량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보조배터리 시장을 단숨에 휘어잡은 샤오미의 장기 집권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급속 충전' 기능을 앞세운 국산 브랜드 제품들이 점유율을 서서히 높이면서 샤오미 제품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2016년 5월 14일~6월 13일) 보조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샤오미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 하락한 60.6%를 기록했지만 그 외 브랜드 제품들의 점유율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TSST 등 국내 제조사 제품들의 점유율이 각각 5%, 3%가량 상승하는 등 기존 샤오미의 점유율을 국내 브랜드 제품들이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보조배터리 시장에서 샤오미 제품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삼성을 비롯한 국내 브랜드 점유율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에누리닷컴 제공
최근 국내 보조배터리 시장에서 샤오미 제품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삼성을 비롯한 국내 브랜드 점유율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에누리닷컴 제공
이런 반전의 배경으로 국내 보조배터리 시장이 '급속 충전' 등을 지원하는 기능성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노트 5와 갤럭시 S6, S7 등 최신 스마트폰들이 급속 충전 기능을 지원하면서 더욱 짧은 시간에 충전을 마칠 수 있는 급속 충전 기능을 갖춘 보조 배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판매되는 보조배터리 제품의 36% 이상이 급속 충전 기능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 충전 기능을 갖춘 보조배터리는 스마트폰에서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경우 최대 2배 빠른 약 1시간~2시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이 충전할 수 있으므로 급한 상황에서 잠깐만 충전해도 더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데다, 거추장스러운 충전 케이블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는 타사 동급 용량 제품과 비교해 거의 반값 수준의 저렴한 가격과 미려한 디자인을 장점으로 국내 보조배터리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을 구현한 대신 급속 충전 같은 부가기능이 거의 없는 데다 자체 재충전 시간도 긴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브랜드의 보조배터리 제품들은 그 틈을 노린 셈이다.

샤오미도 뒤늦게서야 급속 충전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을 최근 선보였지만 전체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점유율에서 고작 2%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보조배터리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은 여전히 압도적인 데다, 샤오미 역시 급속 충전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TSST 등 국내 브랜드 제품들이 점유율을 계속 탈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누리닷컴 관계자는 "앞으로 급속충전 기능이 삼성, LG 등 다양한 제조사의 스마트폰에 지속해서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며 "급속충전 시장이 커질수록 전체 보조배터리 시장에서 샤오미와 삼성 등 국내 브랜드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