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방위 산업에서 소프트웨어(SW)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비용절감을 비롯해 생산 기간 단축, 안전도 향상 등을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델기반설계(MBD, Model Based Design) 적용은 한국시장의 문제로 지적되는 솔루션과 전문가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


프랭크 리우(사진) 매스웍스 항공우주·방위산업 담당 이사는 1일 IT조선과 만나 SW의 중요성과 MBD 적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방·우주항공 산업 분야 고객을 만나 현황 과제를 해결하고 세계적인 방산업체들의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SW가 중요한 4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우주항공 분야에서 사용되는 SW의 양과 복잡성이다. 일례로 우주선 한 대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선 너무도 많은 SW가 필요하다. 비행 소프트웨어(Flight SW, FSW)는 우주선 한대가 우주로 날아가기 전까지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반복하고 수행한 후 최종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우주선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HW)는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설계할 때도 보다 정교하고 세밀한 기능을 갖춘 SW가 필요하다. 지상에서는 우주 시스템을 제어하는 SW가 필요하다.

정비 시에도 SW는 필수다. 시스템을 운용하는 컴퓨터들이 미리 할당된 시스템을 계속 관찰해 발생하는 문제를 실시간 중앙컴퓨터로 통보한다. 중앙컴퓨터는 통보받은 문제점을 취합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법까지 강구해 지상의 정비사에게 보고한다.

또 비행 중 기체의 평형상태, 연료상태, 엔진 조정 등을 위한 센서 시스템도 SW가 핵심이다. 이 외에도 수백가지 이상의 SW들이 활용된다.

프랭크 이사는 "우주항공 분야에서의 SW 시스템은 너무도 복잡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엔지니어가 참여하기 때문에 SW에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SW는 또 안정성과 직결된다. 우주항공 분야에서 작은 오차는 막대한 돈을 날리게 하는 동시에 사람의 생명도 앗아간다. 때문에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SW 개발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항공우주 분야의 SW는 고가다. 실제 보잉기 한대 가격의 40%를 SW가 차지하고 있다. 연구조사기관인 VDC에 따르면 전체 제품의 가격에서 SW 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가 군수·항공이다. 총 제품 비용에서 SW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39.7%에 이른다. 비행기나 탱크 등은 덩치가 엄청나기 때문에 하드웨어 제작비가 대부분일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소프트웨어 비중이 예상외로 높다.

재미난 점은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 또한 SW라는 점이다. SW를 통해 자동화를 이뤄 개발기간을 줄이고 비용절감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매스웍스의 모델 기반 설계를 활용해 새로운 무인항공기(UAV) 비행 제어 SW를 개발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매스웍스의 모델기반설계를 적용했다. 모델기반설계(MBD)란 그림을 그리면 코드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C++과 같은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짜는 전통적 방법과는 차별화된다. SW기능이 고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100만, 1000만 라인의 코드 작성이 필요한데, 이를 사람이 일일이 대응하기 힘들고 실수 가능성이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매스웍스는 4세대 고급 언어인 매트랩(MATLAB)과 시뮬레이션 SW인 '시뮬링크(Simulink)를 공급 중이다.

프랭크 리우는 "모델기반설계를 적용해 모델 재사용, 코드 생성 및 테스팅 시간 단축이 가능해 졌다"며 "엔지니어들이 개발에 투자하는 시간이 50%이상 줄어들었고 비행 테스트 수행 시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한국의 우주항공와 SW 비전 밝아

리우는 한국의 MBD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강한 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항공우주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많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최근 추진하는 SW 교육과 인재양성에 동의하고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스웍스는 현재 34개 대학과 항공우주 분야 SW 교육을 위해 캠퍼스 라이선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캠퍼스 라이선스는 복잡한 수학 계산과 공학 설계에 사용되는 SW를 사용자 수에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코딩과 SW 알고리즘 교육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단순 코딩 능력을 키우기보다는 컴퓨팅적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리우 이사는 "학생들은 코딩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컴퓨팅적 사고를 기를 수 있어야 한다"며 "학생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좀 더 복잡하고 추상적인 문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