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가 새만금 산업단지에 여의도 면적의 4분의 1(76만㎡) 규모에 달하는 스마트팜(smart farm)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지만, 대기업의 농업 진출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혀 시작부터 몸살을 앓고 있다.

LG CNS가 스마트팜을 구축할 예정인 새만금 간척지 전경. / 조선일보 DB
LG CNS가 스마트팜을 구축할 예정인 새만금 간척지 전경. / 조선일보 DB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해외투자사와 함께 38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 산업단지에 '스마트 바이오파크(Smart Biopark)'라는 이름의 스마트팜 단지를 세우기 위해 올해 2월 새만금개발청에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스마트팜은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수확량을 극대화한 첨단 농장으로, 급격한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로 위협받는 식량자원 고갈 현상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식량공급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LG CNS의 스마트팜 사업 진출은 추진된 그룹 차원의 차세대 먹거리 비즈니스다. LG화학은 지난 4월 농약, 종자를 생산하는 동부팜한농(현 팜한농)을 인수했다. 또 이번 스마트팜 사업에는 LG전자와 LG이노텍, LG화학, LG MMA, LG하우시스 등 그룹 내 계열사가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LG CNS는 전체 부지 중 26만㎡에 스마트팜 연구개발(R&D) 단지로 조성하고, 나머지 부지에서는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재배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지 농민과의 마찰을 고려해 단지 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전량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다.

◆농민 반발 심화…여의도 본사 찾아 시위

현지 농민 위주로 구성된 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는 LG CNS의 농업 진출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LG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스마트팜 사업이 촉매제가 돼, 자칫 타 대기업들 역시 농업 분야에 잇달아 진출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LG CNS의 새만금진출 소식에 현지 농민들은 이날 오전 10시 LG CNS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전경련 앞에 모여 대기업 농업진출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농민 십여명은 'LG CNS 유리온실'이라 쓰여진 모형물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LG CNS의 농업 진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LG CNS는 5월에도 농민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현지 농민의 반대로 불발에 그쳤다. 이날 오전에도 농림수산식품부의 주선으로 서울 시내 농민 단체 회원에게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합의점 찾지 못하고 있다.

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LG CNS의 새만금에서 농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 지역 시설원예농가에 급속도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 농업의 근간을 흔들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