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평가받는 중국에서 한국산 배터리 업체의 영업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중국 정부의 배터리 인증을 받지 못하면 이를 탑재한 자동차의 생산이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삼성SDI 모델이 차량용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SDI 제공
삼성SDI 모델이 차량용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SDI 제공
11일 블룸버그 등 외신은 중국 장화이 자동차가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해 만들던 전기차 'iEV6s SUV'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장화이 자동차의 이번 결정은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HSBC는 2015년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수는 2014년 대비 240% 이상 늘어난 33만대며,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47% 수준이다.

중국 공업화신식화부는 2015년 5월 배터리 관련 기준을 제시하며 이를 충족하는 자동차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16년 6월 보조금 지급 업체 25개 목록과 32개 대기업을 발표했는데, 삼성SDI와 LG화학은 리스트에서 빠졌다.

양사는 서류를 보완해 다시 심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중국 정부가 인증을 거부하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가 들어갈 수 없다. 양사는 최악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배터리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삼성SDI는 장화이·포톤·위퉁버스 등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고 LG화학은 상하이자동차·포·창정·체리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도 이번 장화이 자동차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외교적 분쟁이 한국 기업의 영업 활동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2015년 11월부터 장화이 자동차에 배터리를 공급해 왔다"며 "삼성SDI가 기준을 통과하면 자동차 생산을 재개하기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