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데 최적화된 주변기기를 흔히 '게이밍 기어(Gaming gear)'라고 부른다. 가장 대표적인 게이밍 기어 세 가지를 꼽으면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의 3가지를 들 수 있다. 모두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게임들을 즐기기 위해 빠져서는 안 될 주변기기다.

최근에는 모니터가 추가되어 '게이밍 기어'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게이밍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보다 응답 속도와 반응속도가 더욱 빠를 뿐 아니라 120~144Hz에 달하는 높은 화면 재생률로 잔상이 적고 부드러우며 자연스러운 게임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는 FPS(일인칭 슈터) 게임 마니아를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 외에도 기능성 마우스패드나 마우스 번지, 매크로 패드 등 다양한 게이밍 주변기기가 있긴 하지만 선택적으로 쓰는 주변기기이다 보니 '다섯 번째 대표 게이밍 기어'로 꼽히기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게임을 즐기는데 또 다른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의자'가 '다섯 번째 게이밍 기어'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을 30분 이상 제대로 즐기려면 의자도 더욱 몸에 맞고 편안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 제닉스의 ‘아레나X’ 시리즈 게이밍 의자. / 제닉스 제공
게임을 30분 이상 제대로 즐기려면 의자도 더욱 몸에 맞고 편안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 제닉스의 ‘아레나X’ 시리즈 게이밍 의자. / 제닉스 제공
현재 시중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대다수 게임은 일부 체감형 게임처럼 선 채로 즐겨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자리에 앉아서 즐기도록 만들어졌다.

물론 짧게 30분 이내로 끝내고 일어날 수 있는 게임이라면 '엉덩이만 걸칠 수 있는 의자'면 된다. 등받이 없이 동그란 쿠션 하나에 네 개의 철제 파이프를 단 '오락실 의자'나 딱딱한 나무 의자, 접이식 철제 의자 등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재미있고 즐거운 게임이나, 콘텐츠의 길이가 긴 게임을 즐기다 보면 30분은 순식간에 흘러간다. 본격적으로 장시간 게임을 즐기게 되는 경우라면 몸을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제대로 된 의자가 필요하게 된다.

최근 제닉스 등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는 '게이밍 의자' 제품은 그런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적용해 오래 앉아 있어도 몸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화함으로써 장시간 게임을 즐겨도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게이밍 의자'들이 '사장님 의자'나 '학생용 의자', '안락의자' 등 편안함을 강조한 다른 의자와 다른 것은 개성적인 디자인이다. 집무실이나 응접실, 공부방 등에 사용되는 의자는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설계 철학은 같지만, 디자인은 평범한 '가구'의 범위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이밍 의자’ 제품들은 화려한 디자인과 편안함은 물론, 형형색색의 컬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제닉스의 ‘AK레이싱’ 시리즈 게이밍 의자. / 제닉스 제공
‘게이밍 의자’ 제품들은 화려한 디자인과 편안함은 물론, 형형색색의 컬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제닉스의 ‘AK레이싱’ 시리즈 게이밍 의자. / 제닉스 제공
하지만 본격적인 '게이밍 의자'는 기존의 가구 기반 의자와 다른 파격적이고 톡톡 튀는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제닉스의 '아레나 X'나 'AK레이싱' 브랜드 게이밍 의자는 고성능 스포츠카 또는 레이싱 머신의 시트를 본뜬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특유의 입체적이고 불끈불끈한 디자인은 일반적인 가구 기반 의자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로, 스포츠카나 레이싱 머신 시트처럼 착석한 게이머의 몸을 자연스럽게 감싸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편안함을 선사한다.

색상도 검은색을 기본으로 노랑이나 빨강, 청색 등 원색 계통의 컬러를 두 가지 색으로 적용해 눈에 확 띄는 화려함을 갖췄다. 편안함은 물론, 남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게이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물론 게이밍 의자들이 겉멋만 든 제품은 아니다. 고급형 제품의 경우 인조가죽 대신 천연 가죽을 채택하는 등 소재나 부품을 더욱 고급스러운 것을 사용해 제품 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한, 등받이를 180도로 펼쳐 간단히 수면을 취할 수 있게 하거나, 목이나 허리 등을 편하게 받쳐주는 탈착식 쿠션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부가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고급형 게이밍 의자는 특유의 편안함과 디자인을 통해 또 다른 고급 의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제닉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대치동에 개설한 자체 전시관을 통해 회사 임원용 의자나 서재용 안락의자 대용으로 30만~40만 원대를 넘는 고급형 게이밍 의자 제품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이머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화려하고 고급스러우며 편안한 게이밍 의자의 매력이 통하고 있다는 증거다.

여객기의 퍼스트 또는 비즈니스석의 좌석은 단순한 형태의 이코노미석에 비해 장거리 여행 시 승객의 피로를 최소화하고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극장에서도 고급석이나 커플석에 보다 편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안락하고 편한한 의자를 놓고 있다.

오늘날의 게임은 단순히 게이머의 실력만 요구하는 게 아니다.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게이머의 게임 실력은 물론 '피지컬(신체능력)'까지 요구하고 있다. 의자의 편안함이 PC방의 경쟁력이 될 정도다. 그만큼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더욱 편안하고 몸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이밍 의자'는 이제 선택을 넘어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