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글로벌 ICT 기업들이 기술력 확보를 통한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치열한 전략적 M&A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만 20여개의 기업들이 인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ICT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IBM·구글 등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M&A에 적극적이다. 오라클·세일즈포스·알리바바 등 넥스트20(Next 20)으로 분류되는 후발 주자들은 M&A를 통해 클라우드 기술력을 확보하고 선두 기업을 따라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 가장 적극적으로 M&A 활동을 진행 중인 기업은 오라클과 세일즈포스다. 이들은 올해 각각 6개와 5개의 클라우드 관련 기업을 인수했다.

오라클은 2014년 모든 사업 구조를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하고 '클라우드 올인(All-in)'을 외쳤다. 오라클은 전통적인 패키지 소프트웨어(SW)의 강자임에도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 늦은 데다가 시장에서의 평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라클은 본격적인 클라우드 기업 사냥에 나서면서 선두 기업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라클은 7월 자사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인 93억달러(약10조4900억원)에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ERP 업체인 넷스위트(NetSuite)를 인수했다. 오라클은 이에 앞서 한 달 동안 클라우드 데이터 솔루션 제공 기업이자 클라우드 기반 에너지 관리 기술을 갖춘 오파워(Opower)와 건설전문 클라우드 SW 기업인 텍스투라를 인수하는데 10억달러(1조938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애드디스와 라벨로시스템즈, 크로스와이즈까지 올해 총 6개 기업을 인수해 클라우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고객관계관리(CRM) 클라우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세일즈포스는 SaaS 시장에서 시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서비스형인프라(IaaS)와 서비스형플랫폼(PaaS)에서는 선도기업들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일즈포스는 이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이다.

세일즈포스는 7월 데이터센터 하드웨어(HW) 분석 및 최적화 기업인 쿨란을 인수해 클라우드 인프라 개선에 나섰다. 모바일 협업 프로그램 및 문서편집 SW 기업인 큅(Quip)을 5억800만달러(약6445억원)에 매입했다. 또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인 디맨드웨어와 CRM서비스 기업인 유어SL, DB기반 분석 기술을 갖춘 임플리스트 인사이츠 등 올해 총 5곳의 기업을 인수했다.

◆클라우드 선두기업, 기술 우위 확보...IaaS·PaaS·SaaS 아우른다

클라우드 선발주자들도 시장 지배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M&A를 택했다. 클라우드 시장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웹 개발에 특화된 통합개발환경(IDE, 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를 다루는 스타트업 클라우드9(Cloud9)을 7월 인수했다. 개발자들에게 개발 편의성을 높이고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모바일 앱 플랫폼 업체인 '자마린'을 인수했다. 자마린은 크로스 플랫폼 앱 개발툴 전문 기업이다. MS는 자마린 인수로 iOS와 안드로이드, 맥OS 등을 아우르는 통합 개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크로스 플랫폼지원 기술을 MS 클라우드 서비스와 접목해 PaaS와 SaaS 부분에서 MS가 보다 유리한 입지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MS는 HPE와 데이터센터 운영체제를 개발 중인 메소스피어에 8600만달러(942억원), GE·VM웨어 등과 손잡고 피보탈에 2억5300만달러(2770억원)을 투자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클라우드 플랫폼 환경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IBM과 구글도 클라우드 기반의 SW와 솔루션 기업을 인수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도 6월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화 최적화 기술을 갖춘 조이언트를 인수해 클라우드 기술 역량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페이, 사물인터넷(IoT) 등 삼성의 글로벌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해외 필요성이 증대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서비스 수요를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략 차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 가치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글로벌 기업들은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역량을 제고하고 이를 미래 성장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M&A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