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차세대 게임기가 높은 성능의 모바일 프로세서인 엔비디아의 '테그라X1'을 탑재해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원에 못지 않은 수준의 게임 그래픽을 선사할 것으로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그래픽과 성능을 자랑하는 휴대 게임기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게임기에 대한 향수를 어찌 잊으랴. 30~40대 성인들에게 피코피코 소리를 내며 어린 시절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던 LSI방식의 집적회로 반도체(Integrated Circuit/ IC)와 LED, LCD 화면을 탑재했던 클래식 휴대 게임기를 되짚어봤다.

◆ 1970년대 게임기의 주류였던 클래식 게임기

1983년 닌텐도 게임기 '패밀리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인 1970년대에는 한 가지 게임을 담은 휴대게임기 형태의 클래식 게임기들이 '게임기'로 군림했다. 그림으로 그려진 배경에 정해진 패턴으로 움직이는 단순한 구조와 내용을 담았던 클래식 게임기지만 당시 경제 상황이 좋지 못했던 대한민국에서는 고급 놀이기구로 꼽혔다.

건전지로 작동하며 자동차, 우주선 등 다양한 외관을 가졌던 클래식 게임기는 '스크램블', '인베이더', '프로거', '동키콩' 등 당시 오락실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오락실용 게임을 모방해 만든 것이 대다수였다. 지식재산권(IP) 개념이 약했던 1970년대에는 게임 내용을 모방한 카피 게임기가 범람하기도 했다.

이 당시 클래식 게임기는 주로 장난감 전문기업에서 만들었다. 과거 클래식 게임기를 주로 생산했던 일본에서는 지금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한 반다이와 토미카 등 세계적인 장난감 메이커로 부상한 '타카라토미(과거 토미)', 귀여운 동물 인형 장난감 '실바니안 패밀리'를 만든 에폭 등이 게임기를 만들었다. 당시 클래식 게임기는 장난감 전문 기업이 제조한 탓에 게임의 재미 보다는 외형의 화려함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았다.


토미(현재 타카라토미)가 만든 클래식 게임기 ‘팩맨', 영문 스펠링이 지금과는 다르지만 남코(현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공식 라이선스 게임기다. / 야후재팬 캡처
토미(현재 타카라토미)가 만든 클래식 게임기 ‘팩맨', 영문 스펠링이 지금과는 다르지만 남코(현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공식 라이선스 게임기다. / 야후재팬 캡처
 

토미(현재 타카라토미)가 만든 LSI 클래식 게임기 ‘스크램블', 당시 클래식 게임기들은 오락실 인기 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 야후재팬 캡처
토미(현재 타카라토미)가 만든 LSI 클래식 게임기 ‘스크램블', 당시 클래식 게임기들은 오락실 인기 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 야후재팬 캡처
 

장난감 ‘실바니안 패밀리’로 유명한 일본 에폭이 제작한 LSI 클래식 게임기 ‘슈퍼 갤럭시안'. / 야후재팬 캡처
장난감 ‘실바니안 패밀리’로 유명한 일본 에폭이 제작한 LSI 클래식 게임기 ‘슈퍼 갤럭시안'. / 야후재팬 캡처
 

오락실 인기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모방해 만든 에폭의 ‘디지콤 베이더' LSI 클래식 게임기. / 야후재팬 캡처
오락실 인기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모방해 만든 에폭의 ‘디지콤 베이더' LSI 클래식 게임기. / 야후재팬 캡처
 

반다이가 만든 LSI 클래식 게임기 ‘기동전사 건담'.  현재의 건담 게임과 비교가 안될 만큼 단순하다. / 야후재팬 캡처
반다이가 만든 LSI 클래식 게임기 ‘기동전사 건담'. 현재의 건담 게임과 비교가 안될 만큼 단순하다. / 야후재팬 캡처
 

에폭의 LSI 클래식 게임기 ‘몬스터 패닉’은 LCD화면을 탑재했다. / 야후재팬 캡처
에폭의 LSI 클래식 게임기 ‘몬스터 패닉’은 LCD화면을 탑재했다. / 야후재팬 캡처
 

반다이의 LSI 클래식 야구 게임기 ‘LSI 베이스볼'. / 야후재팬 캡처
반다이의 LSI 클래식 야구 게임기 ‘LSI 베이스볼'. / 야후재팬 캡처
 

반다이가 만든 LCD 탑재 클래식 게임기 ‘폭탄맨'. / 야후재팬 캡처
반다이가 만든 LCD 탑재 클래식 게임기 ‘폭탄맨'. / 야후재팬 캡처
 

토미(현재 타카라토미)가 만든 LSI 클래식 게임기 ‘드라이빙 터보'. / 야후재팬 캡처
토미(현재 타카라토미)가 만든 LSI 클래식 게임기 ‘드라이빙 터보'. / 야후재팬 캡처
◆ 클래식 게임기 끝판왕 '게임워치'

1980년 4월에 등장해 클래식 게임기의 정점을 찍었던 닌텐도 '게임워치(GAME&WATCH)는 일본에서 '사회현상'을 불러 일으킬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1세대 휴대게임기이자 게임 전문 메이커가 만든 클래식 게임기인 '게임워치'는 당시 사용자에게 게임의 재미는 물론 작고 가벼운 본체 사이즈로 전세계 4340만대가 팔린 대박 상품이 됐다. 닌텐도는 당시 70억엔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었지만 '게임워치'의 대성공으로 부채를 모두 상환하고 그 해 40억엔이 남았다는 기사가 나올 만큼 흑자를 기록했다. 참고로, 닌텐도는 게임워치로 벌어들인 돈으로 '패밀리컴퓨터'를 개발해 훗날 세상에 내놓게 된다.

게임워치는 다른 클래식 게임기와 마찬가지로 1개의 게임기에 하나의 게임만 담겨있었다. 게임기 형태는 현재의 휴대게임기와 유사하며 '실버', '골드', '와이드스크린', 닌텐도DS와 유사한 '멀티스크린'등 형태가 다양했다.

게임워치의 성공 비결은 '게임의 재미'에 있다. 당시 게임워치는 십자 조종키와 버튼으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마리오', '동키콩', '뽀빠이', '미키마우스', '스누피'등 자사 캐릭터는 물론 타사 인기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게임에 집어 넣는 등 현재 게임 비즈니스의 초석이라 불리는 게임 성공 방식을 쌓아 올렸다. 닌텐도는 지금도 '게임의 재미'를 첫 번째로 여기는 게임 전문 기업이다.

LSI 클래식 게임기 끝판왕이자 현재 휴대게임기의 원조이기도 한 닌텐도의 ‘게임워치'. / 위키피디아 캡처
LSI 클래식 게임기 끝판왕이자 현재 휴대게임기의 원조이기도 한 닌텐도의 ‘게임워치'. / 위키피디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