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기업들이 운전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음악,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이 경쟁하는 이유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자동차 모습./SK에너지 제공
자율자동차 모습./SK에너지 제공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 등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물론 인텔, 엔비디아 등 PC 부품 및 반도체 기업, 중국의 인터넷 기업 등 IT 기업들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애플은 2014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모바일 운영체제 iOS와 연동해 경로 네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 음성 인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카플레이(Carplay)를 출시했다. 구글 역시 같은 해 6월 구글I/O 개발자 회의를 통해 애플 카플레이와 유사하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연동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발표했다.

최근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카라이프(CarLife)을 선보인 바이두(Baidu)나 자사가 만든 모바일 운영체제 윤(Yun)을 탑재한 자동차를 공개한 알리바바(Alibaba) 등 중국 인터넷 기업들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 중이다.

하드웨어(HW) 기업 역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핵심 부품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시장을 주도하는 퀄컴(Qualcomm)은 자사의 시스템 반도체 및 통신 기술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스냅드래곤(Snapdragon) 820A를 내놨다.

모바일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친 엔비디아(Nvidia)는 강점인 그래픽 프로세서 기술이 축적된 프로세서 테그라(Tegra)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에 나섰다.

인텔(Intel) 역시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로세서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모빌아이(Mobile Eye) 등 자동차 전장 기업과 협력해 2021년까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IT 기업들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혁신 동력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또 인포테인먼트 영역은 IT 기업들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쉽고 최신 IT 기술을 접목하기 용이하다. 특히 많은 IT 기업들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율주행차의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이 될 수 있는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주변 환경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필요 동작을 결정하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첨단 IT 기술이 집약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동차의 중앙 처리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블랙베리(Blackberry)는 자사의 QNX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운영체제를 개발 중이다. 구글은 올해 구글 I/O 개발자 회의에서 신규 안드로이드 OS인 안드로이드 누가(Android Nougat)를 내장한 자동차를 선보였다.

전 선임연구원은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IT 기업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미래 자동차의 주요 기능 구현에 한층 더 깊숙하게 관여하게 될 것이다"라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영향력 확대를 기반으로 IT 기업들의 자율주행차 진출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