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요금할인 제도 가입자 수가 제도 도입 2년도 안된 8월 말 1000만명을 돌입한다. 이통3사는 20% 요금할인 제도 도입 후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고 하지만, 소비자 단체는 조삼모사식 제도이므로 소비자 혜택을 지금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정부, 2014년 10월 '12% 요금할인제도' 도입… 2015년 20%로 할인율 조정

20% 요금할인 제도는 2014년 10월 정부가 단말기유통법을 시행한 후 도입됐다. 애초 정부는 요금할인 수준을 12% 수준으로 결정했지만, 2015년 4월 24일 기존 할인율을 20%로 높였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단통법 시행 후 매장을 둘러봤다. / 최재필 기자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단통법 시행 후 매장을 둘러봤다. / 최재필 기자
요금할인 제도는 휴대폰 구입시 보조금을 받는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 간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보조금을 받는 고객은 2년간 청구서에서 단말기 구매 대금의 일부를 할인 받는데, 보조금을 받지 않은 고객은 별다른 혜택이 없다. 20% 요금할인 제도 도입 후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제도 도입 2년도 안돼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할 예정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요금할인 제도는 자급제로 단말기를 구입한 소비자에게 보조금에 상응하는 할인을 제공하는 취지로 도입한 것이다"고 말했다.

◆ 20% 요금할인제도가 수익률 떨어드렸다는 주장은 사실과 달라

이통3사는 분기별 실적발표를 하며 '20% 요금할인 제도'의 도입이 수익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이통사가 전통적인 수익원인 음성·문자 수익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통사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이통사 수익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을 보면 20% 요금할인 제도 도입 전후 큰 차이가 없다. 요금할인을 무려 20%나 해줬으면 ARPU도 동반 하락해야 하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다.

< 이통3사의 ARPU 변화 추이 - 단위:원 >

2014년 3분기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ARPU는 각각 3만6013원·3만4829원·3만6159원이었는데, 2016년 2분기 ARPU는 3만6205원·3만6527원·3만5839원 등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KT의 ARPU는 상승했고, LG유플러스만 소폭 하락했을 뿐이다.

◆ 20% 요금할인제도 이통사가 과거 운영한 '더블약정 할인' 제도, '20% 요금할인 제도'와 유사해

20% 요금할인 제도는 갑자기 뚝 떨어진 제도가 아니다. 이통3사는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요금할인 제도를 운영했다.

이통사는 2005년 3세대(G) 이동통신을 도입했을 당시 '더블 약정' 할인 제도를 운영했다. 통신상품에 가입하는 소비자는 사용기간(2년)에 따른 단말기 할인과 요금제 이용 약정을 할 경우 매달 요금할인을 받았다. 당시 소비자들은 보통 하나의 약정만 걸었지만, 더블 약정 형태로 기간·요금제 약정 모두 설정할 수 있었다. 더블 약정의 경우 매달 사용료의 약 20%를 할인해 줬다.

이통사는 4G를 상용화한 2011년에도 종전 제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2015년 5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후 이 제도를 폐지했다. 소비자는 이통사의 지원금을 받거나 아니면 더블 할인과 유사한 20% 요금할인 제도를 선택하는 등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더블 약정에 따른 혜택을 보여주는 자료. / KT 제공
더블 약정에 따른 혜택을 보여주는 자료. / KT 제공
이통3사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하며 전통적인 수익 요소인 음성·문자메시지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의미부여 했지만, 300MB 용량의 정액상품을 월 3만2890원(밴드 데이터 29·LTE 데이터선택 299·데이터29.9)에 가입할 수 있는 현 요금제가 막연히 싸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갈수록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이용이 줄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월간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면 정액료도 덩달아 상승한다. 할인 혜택마저 축소된 상황이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통신사의 요금할인 제도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해 왔고, 현 제도는 과거와 비교할 때 오히려 혜택이 축소된 조삼모사식 제도라 평가할 수 있다"며 "20% 요금할인 제도 도입이 이통사의 수익율을 떨어뜨렸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