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의 '국가 공인 동물원' 발언 후폭풍이 일고 있다. 정부 여당은 물론 혁신센터 보육 기업까지 가세해 안 의원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사진). / 의원실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사진). / 의원실 제공
안 의원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6 전시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를 '국가 공인 동물원'이라고 폄하했다. 혁신센터는 대기업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자금을 출자해 만들었고, 결국 전시 행정이라는 것이다.

안 의원의 발언이 나온 후 혁신센터 구축을 담당한 미래창조과학부는 물론, 서울·경기·대전 혁신센터 관계자와 입주기업이 반발했고,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안 의원의 발언이 무슨 의미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미래부는 9일 해명자료를 통해 "혁신센터는 여러 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장·단점을 검토해 만든 한국 독자 플랫폼이다"며 "대기업의 울타리에 놓인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기업 매칭 지원을 통해 벤처·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장이다"고 반박했다.

혁신센터와 현장에서 실제 육성되는 기업들도 안 의원실에 항의 방문하며 의견을 전했지만 안 의원은 이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혁신센터 관계자가 안철수 의원실을 방문해 항의서를 전달했다. / 혁신센터 보육기업 협의회 제공
혁신센터 관계자가 안철수 의원실을 방문해 항의서를 전달했다. / 혁신센터 보육기업 협의회 제공
혁신센터 보육기업 협의회는 9일 성명서를 통해 "안 의원은 잘못된 발언을 함으로써 혁신센터에 입주해 창업과 성공을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는 창업자에게 큰 실망을 줬다"고 평가하며 "안철수 의원의 책임 있는 해명과 응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보육기업의 항의가 거세자 안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바라보는 격"이라며 비꼬는 글을 올렸다.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혁신센터는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전진기지로 발전시켜야 하는 창업 플랫폼"이라며 "안철수 의원은 지금이라도 스타트업 창업자와 혁신센터 관계자들의 면담에 즉각 응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해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