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위임원이 유출하려던 기술은?... 차세대 먹거리 기술인 '3D 낸드'일 가능성 커

노동균 기자
입력 2016.09.29 14:21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가 최근 한 반도체 핵심 임원의 기술 유출 시도를 사전에 적발해내 가슴을 쓸어 내렸다.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가 중장기적으로 역대 최대액을 투자하는 분야인 만큼, 자칫 기술 유출로 삼성전자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을 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올해 8월 공개한 4세대 V낸드 기반의 초소형 1TB BGA NVMe SSD / 삼성전자 제공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술 유출을 시도하다 구속된 이모 씨는 시스템LSI 사업부 전무로 발령이 나기 전까지 메모리 사업부에서 낸드플래시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9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연구위원으로 입사해 2011년에는 메모리 플래시 프로세서 아키텍처(PA) 팀에서 근무했다. PA는 현재 양산하는 공정보다 한 단계 앞선 공정을 개발하는 반도체 부문 내 핵심 개발 부서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기술 중에서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3차원(3D) 낸드 기술에서 경쟁사보다 한참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3D 낸드는 평면 구조 낸드 플래시의 용량과 성능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필수적인 기술로 받아들여 진다. 삼성전자는 이를 'V낸드'라고 부르는데, 이 전무가 유출하려던 기술도 이 V낸드 관련 기술이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세계 최초로 셀을 24단으로 쌓아 올린 1세대 V낸드 양산에 성공했다. 10년 이상의 연구개발과 아낌 없는 투자가 있어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하는 CTF(Charge Trap Flash) 기술 개발을 시작해 2007년 수직 낸드 구조에 CTF 기술을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1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으로 매년 적층 단수를 늘려와 올해는 64단의 4세대 V낸드를 발표했다.

4세대 V낸드 양산을 위해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목표로 평택에 총 부지면적 283만㎡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차 투자금액만 15조6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평택 반도체 공장의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 초에는 본격적으로 4세대 V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기지 조감도 / 삼성 블로그 제공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36.3%에 달한다. 2위인 도시바의 점유율(20.1%)보다 16.2%포인트나 높다. 도시바는 삼성전자를 따라잡기보다는 3위인 웨스턴디지털(16.1%)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급급한 형국이다. 4위와 5위는 근소한 차이로 마이크론(10.6%)과 SK하이닉스(10.3%)가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낸드플래시보다 D램 비중이 높지만, 머지 않아 이 구도가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2017년 337억달러(37조230억원)로 성장해 332억달러(36조4740억원) 규모의 D램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대용량·고성능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수요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3D 낸드 기술 경쟁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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