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발화 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갤럭시노트7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을 내리면서 경쟁 관계인 애플과 구글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각)애플(아이폰7)과 구글(픽셀폰)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 증가의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삼성의 고조되는 위기는 애플과 구글에게 기회다"라며 "갤럭시노트7이 판매 중단되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들은 아이폰7이나 픽셀폰을 찾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혁신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이폰7의 경우 강력한 경쟁 상대가 상품 판매를 중단함에 따라 매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호재를 맞은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구글의 픽셀폰, 갤럭시노트7과 같은 큰 화면을 원하는 이들은 아이폰7플러스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한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한다. / 삼성전자 제공
미국의 경우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교체한다. 삼성전자가 현재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개선판을 내놓지 못하면 애플과 구글이 반사 이득을 챙길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5년 21%에서 갤럭시노트7 출시 이후 22% 높아졌다. 애플은 점유율이 15%에서 12%로 하락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이 발화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전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의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망을 반영하듯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삼성이 생산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을 발표한 이후 급등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애플과 구글이 얻을 수익은 삼성의 향후 행보에 달려있다"며 일각에서는 "이미 문제를 일으킨 갤럭시노트7을 계속 생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노트7의 전세계 판매와 교환 중단을 발표했다. 미국·대만·한국 등지에서 발화 사고가 잇따르자 원인을 규명하는 동안 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갤럭시노트7 원제품과 개선판 사용자 모두 전원을 꺼달라"며 "고객의 안전을 고려해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글로벌 유통, 판매 파트너들에게 갤럭시노트7 판매와 교환 중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