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회사인 퀄컴이 네덜란드 자동차 반도체 기업인 NXP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곧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사례가 나오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퀄컴은 NXP의 사업 활동과 재무구조 검토를 거의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M&A 전문가들은 26일 NXP 분기 실적 발표나 11월 2일 있을 퀄컴 실적 공개에 맞춰 양사 합병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퀄컴의 NXP 인수는 9월 말부터 알려졌으며, 인수금액은 약 300억달러(33조원) 규모를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NXP 시가총액은 약 362억달러(약 41조원)다. 퀄컴은 3배에 가까운 992억 달러다.

◆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M&A 열풍

퀄컴의 NXP 인수는 둔화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NXP의 핵심인 자동차 같은 다른 분야에서 모뎀과 프로세서를 팔기 위해서다. NXP는 자동차의 에어백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비롯해 ID 카드, 교통카드, 스마트폰결제 시스템 등에 들어가는 칩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퀄컴과 비슷한 이유로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반도체 업체들이 M&A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에는 NXP가 프리스케일(Freescale)을 118억달러(약 14조원)의 현금과 주식을 동원해 인수했다. 5월말에는 HP에서 분사된 싱가포르의 무선통신·데이터저장용 반도체 기업인 아바고(Avago)테크놀로지가 미국 반도체회사 브로드컴(Broadcom)을 370억달러(41조원)에 사들였다.

또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인 인텔은 칩 전문기업 알테라(Altera)를 167억달러(약 19조원)에 인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시프레스 반도체와 스팬션, 래티스 반도체와 실리콘 이미지, 퀄컴과 CSR, 인피니온과 인터내셔널 랙티피어 등의 합병이 잇따랐다.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의 맥클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산업의 M&A 활동에 의한 합병가치는 726억달러(약 85조원)에 달한다. 맥클린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계의 인수합병은 거의 광기에 가까운 수준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