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성장 엔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차전지(Secondaty Cell) 산업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일본이 기술력과 점유율을 선도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을 계기로 신뢰도가 급락했다. 반면 중국은 한국의 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IT 조선은 한국 이차전지 산업의 경쟁력을 되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주>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저장용설비(ESS)를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때문에 중국의 5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 거는 기대가 크다. LG화학은 인증이 통과되면 2017년 전지부문 매출이 2조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의 전지사업부는 모바일용과 전기차용으로 나뉜다. 매출 비중은 6대 4 수준이다. 현재는 모바일용 이차전지의 매출 비중이 높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머지 않아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가 모바일용 배터리의 매출 비중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 배터리 부문 매출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30~6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의 5차 전기차 배터리 인증 업체 발표 결과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강창범 전지부문 전략담당 상무는 18일 열린 LG화학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전기차 배터리 5차 인증이 이르면 내달 중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에는 중국내 배터리 양산 기준인 1년을 채우는 등 대부분의 기준을 충족한 만큼 긍정적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전망은 분분하다. 중국 정부의 한국 기업의 견제를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역시 인증을 받지 못할 경우의 수를 마련해 뒀다.

정호영 LG화학 사장은 "5차 인증과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했다"며 "인증 불발시 배터리 부문 내년 매출 성장률은 3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대대로 인증을 받으면 최소 60% 가량 매출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배터리 인증 여부에 따라 내년 전지부문 예상 매출액은 1조5000억~2조원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한 폴란드 공장을 착공했다. / LG화학 제공
LG화학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한 폴란드 공장을 착공했다. / LG화학 제공
중국 시장 대안이 바로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다. LG화학은 이미 40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에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2018년 말 투자가 최종적으로 완료되면 32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10만대 이상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LG화학은 ESS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LG화학의 ESS에 대한 경쟁력을 인정하고 있다. LG화학은 27일 미 태양광 업체인 선런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가정용 배터리 시장에서 테슬라와 직접적인 경쟁에 나섰다. 지난해 12월에는 AES에너지 스토리지와 ESS 분야 사상 최초로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모바일 부문에서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자사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협력을 논의 중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LG화학 배터리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부품 공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범 상무는 "LG화학은 전지 부문 기술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양의 자금을 쏟아붓는 등 기술력 면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전지부분에 대한 투자 규모는 연간 13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전지 부문 연간 매출액의 12~13%를 차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