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취약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추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산업들이 현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실업과 산업공백 현상 등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대 산업의 최종수요가 동시에 10% 위축 시 경제효과. / 현대경제연원
5대 산업의 최종수요가 동시에 10% 위축 시 경제효과. / 현대경제연원
11일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취약 산업의 위축이 성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주력 산업들이 대부분인 취약 부문 구조조정으로 예상되는 '산업 공백기'를 단축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구조조정 산업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그 구조조정이 간접 경로를 통해 파급돼 나타나는 후방연관 산업의 부침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조정의 가장 큰 부작용인 실업자 급증 가능성에 대비한 적극적인 고용안정책이 필요하다"며 "가장 큰 파급 영향을 미치는 건설업 구조조정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축하고, 산업구조조정의 무게중심을 주력산업군을 신산업으로 채우는 구조재편(restructuring)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대 취약산업인 기초화학 제조, 철강, 조선, 건설, 해운업의 수요(생산)가 10% 감소해도 경제 전체에서는 19조6000억원의 부가가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부가가치 감소는 매년 경제성장률을 1.1%p 하락시키는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최근 역대 최고의 호황을 누리는 건설업을 제외한 4대 취약 산업의 수요(생산)가 10%로 줄었다고 가정했을 때는 부가가치 감소효과가 7조원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후 매년 경제성장률을 0.4%p씩 하락시키는 압력이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5대 취약 산업 구조조정은 심각한 실업률로 이어진다. 5대 취약 산업이 일시에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32만7000명의 실업자가 양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을 제외한 4대 산업으로 분석할 경우에는 8만2000명 고용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취약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감소 효과는 기타 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5대 취약 산업 내 고용 감소분은 15만4000명으로, 이외 산업에 대해 간접적으로 유발하는 고용 감소분은 17만3000명에 달했다. 또 건설업을 제외한 4대 취약 산업의 고용 감소분은 1만8000명이며 이외 산업에 대해 간접적으로 유발하는 고용 감소분은 6만4000명인 것으로 예상됐다.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취약 부문에 대한 산업구조조정은 경쟁력 강화와 경제 구조의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산업구조조정의 대상 산업들이 경제의 주력 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들도 함께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