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사람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로봇과 안드로이드는 인류가 오랫동안 추구해 왔던 꿈이었을지 모른다. 긴 시간 동안 소설과 애니메이션, 영화 속에서 상상으로 등장했던 로봇・안드로이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관련 기술의 발달로 머지않아 실제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 많은 작가들과 대중들이 꿈 꿔왔던 인간과 동등한 생각과 마음씨를 갖춘 로봇은 '아톰', 닥터슬럼프의 '아라레', 투하트의 '멀티', 핸드 메이드 메이의 '메이'부터 2015년작 영화 엑스마키나의 '에이바'까지 그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고 꿈이 현실화 될 근미래까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작품으로 만났던 인공지능 로봇・안드로이드 중 마음씨가 착하고 따뜻한 캐릭터 5종을 엄선해 봤다.

◆ 아톰(철완 아톰)

'아톰'은 사람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최초의 로봇으로 꼽힌다. 텐마 박사 아들 '토비오'의 교통사고 사망을 계기로 탄생된 아톰은 토비오와 같은 외모를 지녔지만 10만 마력의 원자력 모터를 내장한 초강력 로봇이다. 아톰은 텐마 박사의 손에 의해 만들어져 갓난아기가 세상을 알아가듯 하나하나 배워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한다.

일본 만화신으로 불리는 '테츠카 오사무(手塚治虫)'의 대표작 '철완아톰'은 1951년 '아톰 대사(アトム大使)'란 만화를 통해 처음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선보였으며, 1952년 '철완 아톰'이란 제목으로 10년간 잡지에 만화가 연재됐다. 1963년에는 일본 최초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바 있다.

일본 국민 캐릭터로 영원히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이는 아톰은 '아스트로 보이'란 이름으로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으며, 미국인의 손에 의해 컴퓨터그래픽(CG)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아톰. / 트위터 캡처
아톰. / 트위터 캡처
◆ 안도 마호로(마호로매틱)

'완벽한 마음의 소유자'인 여성 캐릭터 '안도 마호로(安藤まほろ)'는 본래 베스퍼 최강의 전투용 안드로이드이자 외계 조직 세인트의 관리자 '마슈'의 분신이다. 지구인과 비슷한 외계인 세인트는 지구 인류와 세인트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지 '마호로'의 눈을 통해 관찰한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여성 안드로이드 '마호로'는 가정부(메이드) 로봇・안드로이드를 대표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인간이 해내기 힘든 다방면 전문가 마호로는 애니메이션이 방영됐던 2001년, 확고한 남성 지지층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마호로가 등장하는 작품 '마호로매틱'은 소설가 '나카야마 분쥬로(中山文十郎)'가 글을, 만화가 '지다마 보우(ぢたま(某))'가 그림을 맡아 만든 만화가 원작이다. 만화 '마호로매틱'은 1998년 예고편으로 대중들에게 첫 선을 보였으며, 과거 '에반게리온' 제작사로 유명했던 가이낙스가 2001년 TV용 애니메이션으로, 그것도 당시 드물었던 영상 비율인 16:9를 사용해 만드는 등 애니메이션 마니아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대중들에게 가장 영향을 준 '마호로매틱' 애니메이션은 시즌 1, 2로 나뉘며, 작품 마지막 부분에서 얼마 남지 않은 마호로의 수명과 밀어 닥치는 적 세력 등 절망적인 모습을 보이나 마지막화에서 해피엔드로 마무리 한다.

안도 마호로. / 아마존재팬 캡처
안도 마호로. / 아마존재팬 캡처
◆ 데이비드(A.I.)

영락없는 11살 소년의 모습을 가진 인공지능 로봇 '데이비드'는 인간 보다 진한 엄마에 대한 사랑을 갈망하는 소년이다. 피노키오처럼 인간이 되길 갈망했던 소년 로봇 데이비드는 불치병에 걸려 냉동 인간이 된 스윈턴 부부의 아들 마틴을 대신해 입양된다. 하지만 진짜 아들 마틴이 기적적으로 병을 치료해 집에 돌아오자 버림 받게 되고 진짜 사람이 되어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파란 요정을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미래세계 해수면 상승으로 식량 등 자원이 고갈되어 산아 제한이 걸리는 등 비교적 어두운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영화 'A.I.'는 명작 '시계태엽 오렌지'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원안을 구상하고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어 드라마틱한 내용으로 완성됐다. 사람과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의 경계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작품이다.

데이비드. / 다음영화 캡처
데이비드. / 다음영화 캡처
◆ 솔티 레반트(솔티레이)

키 153cm의 특이한 녹색 트윈테일 헤어스타일의 소녀 '솔티 레반트'는 행성 이민자를 관리하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탑재한 전신 리젬블(인공강화신체) 기체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으로부터 12년전 '블래스트 폴'이라는 대재앙으로 행방불명된 딸을 찾아 다니는 중년 남성 '로이 레반트' 앞에 우연찮게 나타난 그녀는 자신을 양녀로 들인 로이와 주변 사람들과의 생활로 가족 사랑을 깨닫게 된다. 또 다른 이민선 에이레네가 도시 사람들을 제거하려 하자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우주로 나가 에이레네의 컴퓨터 유닛을 박살내면서 자신도 크게 부숴지게 된다. 안드로이드지만 자신의 딸인 솔티를 찾기 위해 우주로 나선 로이는 이민선 잔해더미 속에서 솔티를 발견하게 되며 아직 살아있는 솔티를 끌어 안으며 안도의 눈물을 흘린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곤조와 AIC가 공동 제작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솔티레이(SoltyRei)'는 2005년 방영되어 애니메이션 마니아들 사이에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소녀 솔티의 정신적 성장과 갈등을 그린 이 작품은 감추어진 인류의 비밀과 다양한 인물의 사이드 스토리까지 매우 잘 꾸며진 애니메이션이다.

솔티 레반트. / 아마존재팬 캡처
솔티 레반트. / 아마존재팬 캡처
◆ 시노노메 나노(일상)

사람과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의 지식과 마음가짐을 지녔으며, 외모는 영락없는 고등학생 정도의 생머리 미소녀인 '시노노메 나노(東雲なの)'는 여덟살 천재소녀가 만든 로봇이다. '나노'는 자신의 집인 시노노메연구소에서 개구쟁이 아이 같은 박사를 돌보는 엄마 같은 캐릭터다. 시노노메 나노는 인류의 기술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오버테크놀러지의 결정체다. 로봇이지만 밥도 먹고 화장실과 목욕탕에 가며 로켓펀치도 발사되며, 신체 내부가 식품 저장고로 활용되기도 한다.

나노는 자신이 로봇이라는 사실이 학교 친구들에게 들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귀엽게 묘사된다. 물론, 친구들은 나노가 로봇이란 사실을 다 알고 있다. 등 뒤에 커다란 태엽 장치를 달고 있는 이상 들키지 않을 수 없다.

비일상적인 환경 속의 정상인인 '시노노메 나노'가 등장하는 만화 '일상(日常)'은 만화가 '아라이 케이이치(あらゐ けいいち)'가 2006년 대중에게 공개한 개그만화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배꼽을 잡는 개그로 큰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2011년 26화 분량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해외 팬들을 공략했다.

시노노메 나노. / 지오사이트 캡처
시노노메 나노. / 지오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