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착수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핵심 부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시장의 판을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급부상하고 있다.

접는 스마트폰의 등장이 예고되면서 핵심 부품인 OLED 디스플레이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 삼성전자 제공
접는 스마트폰의 등장이 예고되면서 핵심 부품인 OLED 디스플레이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 삼성전자 제공
접는 스마트폰의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관련 업계의 전망이 다소 엇갈리지만, 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내년 하반기부터 접는 OLED 패널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2018년에는 접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95% 이상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6세대(1500×1850㎜) 플라스틱 OLED(POLED) 패널을 월 1만5000장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POLED는 유리 기판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휘거나(플렉서블), 둘둘 말거나(롤러블), 접는 등 디자인 혁신이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까지 OLED에 5조9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4분기에도 5조원을 추가로 투자해 시장 지배자적 위치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4분기까지 6세대 POLED 패널을 월 15만장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접었을 때 5인치가 되는 7인치 패널로 환산하면 월 1000만장의 생산량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POLED 패널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전체 시설투자 규모 4조5000억원 중 절반을 OLED에 집중했다. 관련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내년 3분기부터 구미 생산라인에서 월 1만5000장 규모의 6세대 POLED 패널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7인치 패널 기준 월 100만장 규모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부터 6세대 플렉서블 OLED 패널의 신규라인 가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플렉서블 패널 생산능력을 본격적으로 갖춘 만큼 내년은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내년 말 폴더블 패널 양산이 시작되더라도 바로 접는 스마트폰 상용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접는 스마트폰은 단지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배터리와 케이스 등 다른 소재와 부품 혁신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내년 출시가 어려울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특허 출원한 접는 스마트폰 랜더링 이미지 / 조선DB
삼성전자가 특허 출원한 접는 스마트폰 랜더링 이미지 / 조선DB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8월과 9월 각각 국내 특허청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접는 스마트폰 특허를 등록하는 등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도 최근 접는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USPTO에 출원했다. 특허 출원이 모두 실제 제품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업계는 접는 스마트폰이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