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최근 2년여간 한 제약업체로부터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 2000여만원의 약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종류의 의약품을 31차례에 걸쳐 구매했다.

여기에는 일명 '태반주사'로 불리는 라이넥주와 '감초주사'로 불리는 히시파겐씨주, '마늘주사'로 불리는 푸르설타민주 등이 포함돼 있었다.

녹십자의 태반주사제 ‘라이넥’ / 녹십자 제공
녹십자의 태반주사제 ‘라이넥’ / 녹십자 제공
태반주사는 자하거가수분해물 및 자하거추출물이라고도 불린다. 자하거(紫何車)는 한약재로 쓰이는 임산부의 태반을 뜻한다. 태반주사는 당초 간기능 간기능 개선 효능·효과로 허가 받았으나, 피로해소나 항노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허가범위 외 목적으로 처방받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비급여 의약품의 허가범위 외 사용실태 및 해외 관리사례 조사' 보고서를 보면, 태반주사의 처방규모는 2014년 기준 약 193억원 정도로 영양주사 시장의 38% 정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태반주사의 효과에 대해 아직 뚜렷하게 입증된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 전문가들은 부작용 위험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의료인의 판단 하에 진행하는 의약품의 허가사항 외 처방이 비록 불법은 아니지만, 주사제를 무분별하게 남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감초주사는 감초의 주 성분인 글리시리진과 글리신, 시스테인 등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고, 간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간수치 개선 외에도 항알레르기, 가려움증, 해독 등에 도움을 주며, 면역력 증진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감초주사를 과량으로 장시간 주사할 경우 스테로이드 부작용과 비슷한 전신부종, 저칼륨혈증, 고혈압 등이 생길 수 있다.

마늘주사는 실제 성분은 전혀 마늘과 상관없지만, 주사 시 마늘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타민 B1이 주성분으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체내 당질을 연소시켜 근육과 신경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등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B1은 체내에 쌓이지 않고 배설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 하지만, 마늘주사도 체질에 따라서는 발진, 구토, 설사, 두통 등을 유발하고, 혈압을 떨어뜨려 쇼크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일반 수액주사는 입으로 영양을 섭취하기 힘들거나 심한 급성 탈수 환자를 제외하고는 맞을 필요가 없다"며 "건강한 사람이 수액주사를 따로 맞는 것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