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가짜뉴스' 논란 페이스북, 중국용 검열 시스템 개발 물의

정미하 기자
입력 2016.11.23 11:06
페이스북이 중국에 재진출하기 위해 콘텐츠를 검열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 자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해당 프로젝트를 맡았던 직원들은 페이스북을 떠났고,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전직원 앞에서 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2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특정 지역의 콘텐츠를 자동으로 걸려주는 검열 프로그램을 지난해부터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보한 스미스 페이스북 부사장이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중국 시장을 겨냥해 검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 조선일보 DB
이 프로그램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2009년부터 페이스북은 중국에서 차단된 상태다. 중국은 공산당 정권에 반대하는 사이트나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트위터는 중국에서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성장 정체기를 맞은 페이스북에게 14억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페이스북은 파키스탄, 러시아, 터키 등 일부 국가에서 정부의 요청에 따라 특정 콘텐츠를 차단한 적이 있다. 페이스북은 2015년 7월부터 12월까지 20개국에서 5만5000개의 콘텐츠를 막았다. 현재 개발 중인 검열 프로그램은 이보다 한단계 더 나간 방식이다. 페이스북이 일부 콘텐츠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현지 기업이 검열을 맡게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현직 페이스북 직원들은 페이스북이 검열 프로그램을 중국 기업이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열 프로그램을 운영할 중국 기업은 페이스북 이용자가 올리는 게시물 전체를 검열한 뒤 차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중국 진출용 검열 프로그램 준비 소식에 페이스북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 개방되고 연결된 세계를 만들자"는 페이스북의 핵심 가치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미국 대선 이후 가짜 뉴스의 유통을 막지 못해 대선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다. 페이스북 내부에서는 검열 프로그램을 섣불리 운영했다가 정부에게 검열 권한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검열 프로그램 제작 프로젝트에 속해있던 직원 몇몇은 페이스북을 떠났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에 관심이 있었고 중국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며 "중국에 접근하기 위한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7월에 열린 주간 질의응답 시간에 주커버그가 보여준 시각은 검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내부 직원에 따르면 주커버그 CEO는 직원들의 질문에 "중국 진출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라며 "피드 전부를 보여줄 수 없더라도 합법적으로 일부 대화라도 보여주는 것이 페이스북에게는 더 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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