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6일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를 앞두고 정몽구(79) 회장이 주재하는 월례 경영전략회의 일정을 미뤘다. 경영전략회의는 매월 현대·기아차의 경영 현황을 점검하는 자리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애초 현대차는 5일, 기아차는 6일 각각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청문회 이후로 일정을 연기했다. 현대·기아차는 정몽구 회장의 청문회 증인 출석 일정을 고려해 회의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기아차는 정몽구 회장의 청문회 증인 출석을 하루 앞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고령인 정 회장이 청문회 당일 자칫 말실수로 국정조사 위원들로부터 꼬투리를 잡히거나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1938년생인 정몽구 회장은 이번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할 9개 대기업 총수 가운데 최고령이다. 정 회장은 현재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대차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청문회 당일 국회의사당 주변에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킬 예정이다. 정 회장은 10여년전 협심증 등으로 수술을 받는 등 과거 심혈관 질환 이력이 있다.

국정조사 위원들은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할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128억원을 지원한 경위와 차은택씨 회사 광고 몰아주기, 최순실씨 지인 회사의 납품업체 선정 비리 등을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청문회 당일 재계 원로인 정몽구 회장에게 국정조사 위원들의 날 선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든 국민이 지켜볼 청문에서 정 회장의 말 한마디에 현대차의 이미지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회사 측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