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화학, 제2의 테슬라와 손잡은 이유는

유진상 기자
입력 2016.12.09 13:28
한국을 대표하는 이차전지 업체인 삼성SDI와 LG화학이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경쟁업체들과 각각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향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파나소닉과 테슬라의 관계가 워낙 견고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8일 삼성SDI는 루시드모터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10월에는 LG화학이 '패러데이퓨처'라는 업체와 협력하기로 하고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이들 업체들과 협력한 가장 큰 이유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출하량은 향후 10년간 약 10배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이 강력한 환경규제정책(미국 ZEV, 유럽 유로6)을 펼치고 있으며 중국은 전기차 산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전기차 점유율 추이. / 후지경제 제공
세 지역은 가장 큰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이다. 후지경제에 따르면 2015년에는 중국이 약 48%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19.6% 유럽이 15%다. 2025년에는 미국과 유럽 지역이 급성장하면서 미국(31.7%), 유럽(28.8%), 중국(25.3%) 등으로 시장크기가 변화할 전망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전기차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만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양사는 유럽과 미국 시장으로의 진입을 서두르기 위해 다양한 전기차 제조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기차 업체별 점유율 추이. / SNE리서치 제공
현재 전기차용 이차전지 선두업체인 파나소닉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6년 1월부터 5월까지 전기차용 이차전지 업체별 현황을 살펴보면 파나소닉은 32.5%의 세계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LG화학은 7.8%, 삼성SDI는 5.2%로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를 비롯해 GM과 혼다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테슬라와 함께 미국내 기가팩토리를 설립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참고로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0.5%로 1위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기가팩토리에 대응하기 위해 원통형 21700 배터리를 전략적으로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루시드모터스에 21700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루시드모터스가 아직은 대규모의 생산을 하지 못하는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테슬라와 파나소닉에 대응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의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또 다른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패러데이퓨처는 중국판 넷플릭스로 알려진 러에코(LeEco)의 관계사로 본사는 미국에 있지만 중국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자국 기업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혜택이 누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 국내 이차전지 업체, 중국 시장 진출 문제 '골머리'

현재 한국 이차전지 업계에서 중국 시장 진출은 가장 큰 문제거리로 떠올랐다. 국내 업체들이 기대했던 5차 인증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준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6월 4차 인증에서 31개 중국 기업을 인증했으며 중국의 상위 6개 이차전지 업체는 모두 인증기준을 통과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4차 인증에서 떨어졌고 5차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5차 전기차 배터리 인증 심사를 계속적으로 미루고 있으며 인증 기준을 크게 강화해 기존보다 40배 이상 강화된 연간 8GWh 배터리 생산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차전지 업체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인증 기준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완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특히 중국 기업들도 새롭게 강화된 기준의 생산능력은 갖춘 곳은 단 3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증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SDI는 JAC(장화이자동차) 전기차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JAC는 삼성SDI 배터리로 전기 SUV 'iEV6S'를 생산했다. 하지만 JAC는 7월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업체 탈락'을 이유로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을 중단했다.

iEV6S는 중국 최초의 전기 SUV로 86.4Ah 용량의 삼성SDI 배터리와 최대출력 85kw의 모터가 탑재됐다. 이 차량은 3월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공개됐고 올해 하반기 제주도 중심 판매 계획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박철완 전 차세대전지성장동력사업단 총괄간사는 "삼성SDI는 루시드모터스와의 계약 체결도 중요하지만 당장 시급한 JAC와의 전기 SUV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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