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사진) KB금융 회장이 연말을 맞아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그룹 내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번 구조조정은 그룹 내 경영진과 계열사 임직원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예년보다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예상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이달 21일쯤 기존 경영진의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윤 회장은 교체 대상을 2년차 이상 임원으로 선을 그은 상태여서, 사실상 전 직원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임기 3년차를 앞두고 있는 윤 회장이 대규모 물갈이 인사에 나서는 배경은 불투명해진 내년도 경제 환경과 무관치 않다. 또한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슬림화를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핵심 계열사의 임원의 임기가 올해 말로 끝난다는 점 역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실제 KB금융의 최대 계열사 중 한 곳인 KB국민은행 소속 부행장 6명을 포함한 임원 9명의 임기가 올해 말로 종료된다.

또한 KB국민카드와 KB손해보험, KB증권 등 8개 계열사 사장의 임기도 올해 말로 종료된다. 그룹 내 계열사 CEO가 교체되면 임원진 교체가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KB 그룹의 인사 폭은 어느해보다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예상된다.

조직 슬림화 작업을 위한 임직원 희망퇴직 규모도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노조 측에 올해 들어 두 번째 희망퇴직을 제안했고, 대상도 55세 이상인 임금피크제 진입자뿐 아니라, 45세 이상인 일반 직원까지 포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11일에는 희망퇴직 대상자를 45세 이상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으로 확대 적용키로 합의해 이달 19일부터 22일사이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27개월치 급여를 제공하고, 일반 직원은 최대 36개월치 급여를 받게 된다.

이번을 포함해 올해 전체 희망퇴직 규모는 지난해(약 1300명)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과 만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대상을 더 확대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조직을 유연하게 하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며 "올해에는 경영진과 임직원 모두를 포함해 어느 해보다 큰 폭의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