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에 올해 내수 판매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당했다. 기아차가 내수 판매에서 현대차를 앞지른 것은 2000년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17년 만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승용차 부문 내수 판매는 각각 42만9029대와 43만957대로 집계됐다. 1928대 차이로 현대차가 기아차에 뒤진 것이다.

현대·기아차 로고. /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기아차 로고. / 현대차그룹 제공
기아차의 현대차 추월은 올해 경기 침체 속에서도 돋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미니밴 등 레저용차량(RV)의 인기에 힘입었다. 기아차는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다양한 RV 모델 라인업을 판매 중이다.

반면, 현대차는 올해 주력 승용 모델의 노후화와 잇따른 품질 논란으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제외한 쏘나타와 아반떼 등 주력 승용 모델의 판매가 크게 감소하며 위기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올해 1~11월 판매 격차는 2000여대 이하로, 12월 실적에 따라 판매 순위는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며 "하지만 현대차가 기아차에 내수 1위를 내줄 만큼 상당한 위기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