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업체 퀄컴이 애플에 이어 일본 소프트뱅크가 조성하는 IT펀드에 참여한다.

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퀄컴이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비전펀드 참여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퀄컴의 투자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소프트뱅크는 당초 목표한 1000억달러(120조6700억원)를 조성해 조만간 펀드의 정식 출범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이 일본 소프트뱅크가 조성하고 있는 비전펀드에 참여한다. / 조선일보 DB
퀄컴이 일본 소프트뱅크가 조성하고 있는 비전펀드에 참여한다. / 조선일보 DB
2017년 출범 예정인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함께 만들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250억달러(28조3000억원), 사우디 국부펀드가 450억달러(50조9400억원)을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 펀드를 만들 당시 "기술 산업의 워런 버핏이 되길 원한다"며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과 같은 신기술에 투자할 것임을 시사했다.

손 회장이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면담을 가진 이후 이 펀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손 회장이 미국에 500억달러(58조5500억원)를 투자해 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약속했는데, 투자금이 비전 펀드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후 애플은 비전펀드 투자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지난해 12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과 소프트뱅크가 최대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퀄컴과 애플은 무선통신업계에서 소프트뱅크와 무선 삼각축을 형성하고 있다"며 퀄컴이 펀드에 참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퀄컴은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영국의 ARM이 만든 설계도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만든다. 애플은 퀄컴이 만든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아이폰을 만들고, 통신회사 소프트뱅크는 이를 판매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