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일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가 조성 중인 IT펀드에 10억달러(1조2030억원)를 투자키로 결정하는 등 글로벌 IT기업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미국 반도체업체 퀄컴은 이미 비전펀드 참여를 확정했다. 또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도 펀드 참여의사를 확정했으며 애플 조립회사로 유명한 폭스콘과 오라클 역시 이 펀드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애플 대변인은 "애플은 수년간 소프트뱅크과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며 "새로운 펀드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애플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조성하는 비전펀드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 / 조선일보 DB
애플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조성하는 비전펀드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 / 조선일보 DB
올해 출범 예정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2016년 10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발표하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손 회장은 당시 250억달러(28조3000억원), 사우디 국부펀드가 450억달러(50조9400억원)을 출연하는 등 총 1000억달러(120조6700억원)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의 비전펀드 참여는 이례적이다. 애플은 대규모 투자를 피해왔으며 2014년 헤드폰 제조업체에 30억달러(3조2090억원), 중국 자동차공유업체 디디추싱에 10억달러(1조2030억원)를 투자한 것이 전부다. FT는 "애플은 역사적으로 구글이나 인텔처럼 벤처캐피탈을 운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행보는 특별하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투자 참여는 손 회장이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면담을 가진 이후 지속되고 있다. 손 회장이 미국에 500억달러(58조5500억원)를 투자해 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약속했는데, 투자금이 비전 펀드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의사를 밝힌 기업들이 잇따르면서 소프트뱅크는 약속한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금 확보가 조만간 달성될 전망이다. FT는 "소프트뱅크가 일정보다 앞당겨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1월 말이면 투자금을 다 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프트뱅크가 모은 비전펀드 기금은 도이체뱅크와 UBS에서 부채 담당자 출신인 소프트뱅크 전략금융부문장 라지브 미스라(Rajeev Misra)가 운영을 총괄한다. 소프트뱅크는 영국 런던에 이 기금 운용본부를 둘 계획이다. 기금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과 같은 신기술에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