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시장의 활성화에 힘입어 국내 P2P금융 시장이 활기를 얻고 있다. P2P금융과 기존 대부업과 차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금융 소비자들도 클라우드 펀딩의 높은 수익률을 몸소 체험하면서, P2P 금융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침체된 경기에서 홀로 고수익을 보장하는 P2P금융의 약진이 예상된다. [편집자주]

2016년 국내 금융권 최대 화두 중 하나는 핀테크였다. 관련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그간 많은 기술개발과 투자를 감수한 것이 지난해 핀테크 금융분야가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저마다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로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서둘러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고 있다. 그 결과 국내 핀테크 시장은 2016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미지. /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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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트레이딩 주식, 자산관리 문턱 낮춰

소셜트레이딩 주식 시장이 열리면서 13조원이라는 신규 시장을 형성됐고, 개인 간 금융거래를 시스템화 한 P2P금융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모바일 결제 시장의 급속한 팽창과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 은행 출범, 더 나아가 IT기술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대중화로 핀테크 금융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핀테크 금융의 가시적인 성장세는 모바일 기반의 주식거래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16년 7월 기준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기기를 통한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계좌가 전체 거래의 48.5%에 이른다고 밝혔다. 절반에 가까운 투자자자가 모바일을 활용해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거래대금만 봐도 전제 주식거래금액의 33%에 달한다.

모바일트레이딩 시장의 성장은 곧 관련 업체의 성장세로 이어졌다.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에서 운영하는 카카오증권은 소셜트레이딩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가고 있다. 최근 누적 거래액이 13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증권은 하루 이용자 수 20만, 월평균 이용자수 30만에 이를 정도로 투자자에게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카카오증권은 10개 증권사의 거래를 별도의 추가 수수료 없이 지원한다.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활용해 유저 간 실거래 정보를 공유로 점점 더 많은 투자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가 확산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저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모바일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공을 들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 결과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 수는 월 300~1000명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두나무투자일임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핀테크 자산관리 '맵(MAP)' 역시 2016년 10월 출시 후, 한 달반 만에 1300여 명의 투자자를 모집했다. 최소 500만원의 자본금만 있으면 가입이 가능할 수 있어, 자산관리의 문턱을 확 낮춘 것이 인기 비결이다.

국내 P2P금융 투자 현황. / 한국핀테크협회 제공
국내 P2P금융 투자 현황. / 한국핀테크협회 제공
◆ 급성장하는 P2P금융… 제도권 금융 위협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대출이 진행되는 P2P금융시장의 성장세 가파르다. 1%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저금리 시대에 평균 1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관련 업종으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와 금융당국이 추산하는 P2P금융시장은 2015년말 약 350억원 수준에서 2016년 11월을 기준으로 약 3900억원이 형성됐다. 이같은 성장폭은 시간이 갈수록 더 확대돼 1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니스트펀드는 대표적인 P2P금융기업으로 개인신용대출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어니스트펀드의 대출잔액은 지난해 초 10억원에서 12월말 140억원으로 14배쯤 성장했고, 포트폴리오 채권개수 역시 초반 50여 개에서 100개 이상으로 2배 증가했다.

테라펀딩은 소형 빌라 신축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P2P금융기업으로 지난해 누적 대출액이 60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 12월까지만해도 11억 5000만원 모집에 2주가 걸렸던 테라펀딩은 최근 투자금 10억원을 모집하는 2분 30여초가 걸렸다.

국내 P2P금융 투자 비중.. / 한국핀테크협회 제공
국내 P2P금융 투자 비중.. / 한국핀테크협회 제공
◆ 정교해지는 P2P 금융 신용평가 모델

P2P금융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초기 P2P금융 업체들은 나이스신용평가 등에서 제공받는 신용 정보를 활용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더 정교한 평가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거래'도 P2P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요소다. 기존의 은행권 대출 서비스는 지점 운영이나 인력, 신용도나 위험도 관리에 많은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P2P금융은 유지관리비가 없어 이용자 수익으로 바로 연결된다.

시중은행의 높아진 대출 문턱도 P2P 금융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제도권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인상을 촉발했고, 각 금융기관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나섰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이미 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가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반해 P2P금융 업체는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 금융 사각대지의 고객을 주 타깃으로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출 신청자 행동 패턴을 분석해 상환 의지와 신중함을 평가해 신규 고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핀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핀테크 금융이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됐지만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국내에서는 2016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에 있다"며 "금융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글로벌 경제의 트렌드 변화 등에 힘입어 올해를 기점으로 핀테크 금융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