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쇼핑 중인 손님의 상당수가 중국이나 일본에서 온 관광객입니다."

임여진 11am 대표. / 11am 제공
임여진 11am 대표. / 11am 제공
여성패션 전문 쇼핑몰 11am(www.11am.co.kr)의 서울 신사동 오프라인 매장은 늘 한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북적인다. 임여진(38) 대표가 창업한 11am은 'K패션'에 관심 있는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에게 국내 쇼핑 명소로 인식된 지 오래다.

임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여성의류 전용 쇼핑몰도 운영 중이다. 사이트 오픈 10년째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현재는 회원 20만명을 확보했다. 임 대표는 직접 쇼핑몰 피팅모델로도 활동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유명인사로 통한다. 임 대표와 쇼핑몰 내 모델의 개인 개정을 포함한 SNS 팔로워가 40만명을 넘어선 것을 보면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임 대표는 10년 전만해도 패션에 관심 많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평소 생각한 스타일을 남들과 공유하는 취미를 가진 그는 미니홈피에 스타일링 콘텐츠를 올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당시 하루 방문자가 수천명에 달했다. 이를 본 임 대표는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자신 만의 스타일 연출을 위해 콘셉트나 분위기에 따라 색다르게 연출하는 노력을 했다. 창업 초기에는 독특한 패션을 집중 선보였고, 2010년 이후에는 보다 대중적인 기호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스타일링에 대한 고객 이해를 돕기 위해서 직접 모델로 활동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감성적인 디자인의 11am 웹사이트. / 11am 제공
감성적인 디자인의 11am 웹사이트. / 11am 제공
임 대표는 사이트 차별화를 위해 사무실이나 야외, 파티 등 장소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의류 판매에 집중했고, 그 결과 고객이 '11am에 가면 다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데 성공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둔 11am은 별도의 쇼핑몰 가입절차 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실제 사이트를 방문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수는 전체 회원수의 몇 배에 달한다. 이 쇼핑몰의 성공 비결은 여성 데일리룩이라는 카테고리에서 가지각색의 스타일을 선보이는 '멀티 전략'이 주효했다.

임 대표는 "각기 다른 온라인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돌며 수없이 많은 여성의류를 모두 살피는 것은 쇼핑을 좋아하는 여성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며 "적어도 20~30대 여성용 데일리룩은 11am 브랜드 안에서 전부 제공하고 싶었고, 다행히 이런 전략이 지난 10년간 성장 동력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의 스타일링 제안도 오늘의 11am을 있게 하는데 한몫했다. 소재와 핏, 착용감을 감안해 새로운 스타일링을 꾸준히 선보였다. 다루는 의류가 다양해서 제안할 수 있는 스타일링도 그만큼 다양했다. 이는 스타일링을 중요시 하는 외국인 고객에게 적중했다.

11am 웹사이트 내 자체제작 상품 판매 카테고리. / 11am 제공
11am 웹사이트 내 자체제작 상품 판매 카테고리. / 11am 제공
해외 시장에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하는 과정도 순조로웠다. 11am은 2014년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www.cafe24.com)'와 협력해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쇼핑몰을 구축해 현지 시장에 론칭했다.

한국 데일리룩의 선호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는 사업이 꾸준히 성장했고, 최근에는 전체 해외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현지 온라인 마켓인 타오바오에 입점했다. 일본인과 중국인 고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국내 매장을 찾는 외국인 고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의류 스타일은 다양하지만 분명한 공통점도 있다. 임 대표와 직원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의류는 절대 판매하지 않았고, 앞으로의 사업 향방과 관계없이 현시점에서도 이 같은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임여진 대표는 "고객을 대할 때 무엇이 그들에게 필요한지를 우선 고민했다"며 "여러 국가에서 고객이 늘어날수록 이에 대한 의무감도 커졌고, 욕심보다는 소통을 우선하는 자세로 고객을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의 성장은 11am을 찾아주는 고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고객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는 한편,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차근차근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