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데이터 센터에 들어갈 첨단 기술 장비를 미국에서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애플 생산시설 미국 이전'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연방 정부의 문건을 인용해 "애플이 데이터 센터에 들어갈 장비를 생산하는 첨단 기술장비 제조설비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건설하기 위한 정부 승인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데이터 센터용 장비를 미국 내에서 제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조선일보 DB
애플이 데이터 센터용 장비를 미국 내에서 제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조선일보 DB
애플은 문건에서 "데이터 센터에 들어갈 데이터 센터 캐비넷 완성품을 만들 것"이라고 썼다. 정부의 승인이 떨어진다면 애니조나주에서 만드는 장비는 애플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오레곤 등지에서 운영 중인 애플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게 된다.

애플이 해당 문건을 미국 정부에 제출한 시점은 미국 대선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이다. 비슷한 시점에 애플은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과 페가트론에게 "아이폰 생산을 미국에서 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보내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미국 제조업 부흥을 약속하며 "해외에 빼앗긴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찾아오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애플을 특정하며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아이폰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미국 기술기업이 국내에서 완제품을 제조하고 조립하는 것은 드물다"며 "애플의 시도는 대량 판매용 소비자 제품이 아니라 내부 운영을 위한 장비에만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부터 애리조나에서 일할 기술자, 엔지니어 등을 채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