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우여곡절 끝에 출시한 무선이어폰 '에어팟'의 인기가 무서울 정도다. 에어팟은 출시 20여일 만에 미국 무선이어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159달러(18만5000원)이라는 가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몰리면서 주문부터 배송까지 6주가 걸리는 등 에어팟은 인기몰이 중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에어팟은 엄청난 성공작"이라고 평했다.

11일(현지시각) 시장조사기관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에어팟 판매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13일부터 12월 31일까지 판매된 무선 이어폰 중 26%를 에어팟이 차지했다. 기존 무선이어폰 강자였던 비츠의 점유율은 에어팟 판매 이후 급감했다. 비츠의 시장점유율은 에어팟 출시 전 24.1%였지만 출시 이후 15.4%로 8.7%포인트 감소했다.

애플이 지난달 1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무선이어폰 에어팟이 출시 20여일만에 무선헤드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이 지난달 1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무선이어폰 에어팟이 출시 20여일만에 무선헤드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2위였던 보스의 시장 점유율만 에어팟 출시 전 10.5%에서 16.1%로 증가했을 뿐 제이버드는 7.5%에서 2.5%로, 플랜트로닉스는 7.8%에서 2.2%로 하락했다. LG전자는 4.6%에서 1.4%로, 삼성전자는 1%에서 0.5%로 떨어졌다.

에어팟 출시 이후 무선이어폰 시장 자체도 커졌다. 지난달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헤드폰 중 75%는 무선 이어폰으로 집계됐다. 1년 전 2015년 12월 기준 무선이어폰 판매 비중이 5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에어팟을 구입한 사람 중 85%는 남자였고 가장 많이 구매한 연령층은 20대(35%)다.

애플은 지난해 9월 5일 아이폰7를 공개하면서 "무선 시대를 열겠다"며 블루투스 기반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공개했다. 애플은 당초 에어팟을 10월에 출시할 것으로 예고했으나 10월 26일 에어팟 출시를 한 차례 연기했다. 애플은 에어팟을 공개한 지 2개월만인 지난 12월 13일부터 전세계 100개 국가에서 에어팟 판매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