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14일 '2016년 통신방송 경쟁상황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KISDI는 유선전화·무선통신·초고속인터넷·전용회선·국제전화 시장을 정밀 분석했다. IT조선은 KISDI 발표를 토대로 주요 내용을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 주>

통신방송 업계는 '결합상품' 선택 시 어떤 상품이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 하지만, 통신상황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를 낸 KISDI는 판단을 유보했다.

통신방송 업계는 결합상품 시장 지배력을 좌우할 수 있는 상품과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이 결합상품 가입을 좌지우지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反) SK텔레콤 진영은 이동전화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통신방송 경쟁 상황을 분석한 KISDI는 양측간 주장 모두 신빙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합상품은 하나의 통신사가 제공하는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인터넷전화 등을 묶어 쓰는 상품으로, 가입시 요금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결합상품을 가장 먼저 판매한 회사는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으로, 이 회사는 1999년 '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 상품을 출시했다. 이후 KT, LG유플러스, 케이블TV 업체 등 다양한 회사가 결합상품을 판매 중이다.

정부는 2007년 7월 결합상품 관련 규제를 완화해 가입자 증가의 길을 터줬는데, 2015년 기준 결합상품은 총 1606만건으로 2007년 309만건보다 1297만건 증가했다. 2015년 기준 업계별 결합상품 가입 계약 비중은 통신사가 1344만건으로 가장 많고 방송사업자는 261만건이다.

결합상품을 판매 중인 통신방송 업계는 어떤 상품이 결합상품의 중심 상품이 되느냐를 놓고 각기 다르게 해석했다. 반 SK텔레콤 진영은 '이동통신' 중심으로 결합상품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SK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이 결합상품의 중심이라고 주장한다.

◆ 반(反) SK텔레콤 진영 "이동통신이 결합상품 중심이다"

이동전화가 포함된 결합상품 가입자 비중은 2013년 36.3%에서 2015년 48.6%로 12.3%포인트(p) 증가했다.

이동통신 상품 중심으로 결합상품 시장을 분석해 보면, 이통시장 점유율 약 50%를 차지한 SK텔레콤의 결합상품 가입자 비중이 가장 크다. / KISDI 제공
이동통신 상품 중심으로 결합상품 시장을 분석해 보면, 이통시장 점유율 약 50%를 차지한 SK텔레콤의 결합상품 가입자 비중이 가장 크다. / KISDI 제공
2015년 이동전화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은 SK가 48.7%로 가장 높고, KT 33.6%, LG유플러스 17.6%다. 결합상품 경쟁이 본격 시작된 2009년 이후 SK군의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인 5:3:2(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수준을 닮아가는 인상을 준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결합상품 시장 SK텔레콤의 무선 시장 지배력이 결합상품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무선 지배력 전이가 없다면 5:3:2 비율이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 초고속인터넷이 결합상품 중심 일 수도 있어

하지만 초고속인터넷 중심의 통계자료를 보면 非SK텔레콤 진영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초고속인터넷 중심 결합상품 가입자 자료를 보면, KT 가입자 비중이 가장 많다. / KISDI 제공
초고속인터넷 중심 결합상품 가입자 자료를 보면, KT 가입자 비중이 가장 많다. / KISDI 제공
전체 결합상품 가입자 중 초고속인터넷이 포함된 결합상품 가입자 비중은 2013년 95.5%에서 2015년 96.3%(1546만명)로 0.8%포인트 늘었다. 상품별 세부 가입자 비율을 살펴보면 ▲초고속인터넷(이하 초고속)+TV 21.9% ▲ 초고속+유선전화+TV 18.5% ▲초고속+유선전화+TV+이동전화 18.1% ▲초고속+TV+이동전화 15.6% ▲초고속+유선전화 10.4% 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비중은 KT가 가장 높기 때문에, 이 기준으로 보면 KT가 결합상품 시장의 최대 수혜자로 볼 수 있다.

방송통신 경쟁상황 평가를 진행한 KISDI 측은 결합상품 가입의 중심에 무엇을 둘 지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KISDI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상품과 관련한 상반된 해석과 논리가 있다"며 "추후 이론적 보완과 자료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