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출시 4달만에 저조한 판매량으로 현대자동차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준중형 해치백 '신형 i30'가 이달부터 본격적인 유럽 판매를 시작했다.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과 달리 해치백 차종 선호도가 높은 유럽에서 신형 i30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국 시장에 처음 출시된 3세대 신형 i30는 출고가 본격화된 10월 648대가 판매됐으나 11월 463대, 12월 94대로 3달 만에 7분의 1수준까지 급감했다. 특히 올해 1월 신형 i30 84대가 팔리는데 그치며 신차효과를 무색하게 했다. 비슷한 가격대에 구매할 수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면서 신형 i30는 한국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한국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신형 i30를 올해 유럽 시장을 공략할 최대 기대주로 꼽는다. 실제 신형 i30는 유럽 시장에서 출시 초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신형 i30는 최근 세계 3대 디자인상인 '2017 iF 디자인상'을 받은데 이어 현지 자동차전문지들이 진행한 경쟁 차종 비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2월부터 유럽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신형 i30. / 현대자동차 제공
2월부터 유럽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신형 i30. / 현대자동차 제공
◆ iF 디자인상 수상·전문지 비교 평가 1위 등 초반 반응 긍정적

애초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탄생한 현지 전략형 해치백 모델 i30는 2008년 등장한 1세대부터 3세대로 진화한 현재까지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나올 정도로 현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i30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만 7만여대가 판매됐다.

신형 i30는 최근 독일 자동차전문지 아우토빌트(Auto Bild)가 실시한 준중형 해치백 5개 차종 비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우토빌트는 현대차 신형 i30, 오펠 아스트라, 마쯔다 3, 르노 메간, 푸조 308 등 5개 차종을 대상으로 차체, 파워트레인, 주행성능 등 7개 항목에 걸쳐 비교 평가를 진행했다.

이번 비교 평가에서 신형 i30는 총점 750점 만점 중 531점을 얻어 1위에 올랐고, 오펠 아스트라(523점), 마쯔다 3(496점), 르노 메간(490점), 푸조 308(486점)이 뒤를 이었다. 신형 i30은 7개 평가항목 중 주행성능과 커넥티비티를 제외한 나머지 5개 항목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앞서 신형 i30는 독일 자동차전문지 아우토자이퉁(Auto Zeitung)이 진행한 해치백 비교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신형 i30는 제동성능과 민첩한 핸들링, 다양한 안전사양 등을 인정받으며 총점 5000점 만점 중 3096점을 획득해 경쟁 모델인 세아트 레온(3074점), 오펠 아스트라(3028점), 포드 포커스(3011점) 등을 제쳤다.

현대차가 새롭게 선보일 신형 i30 왜건.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가 새롭게 선보일 신형 i30 왜건. / 현대자동차 제공
◆ 해치백 이어 왜건까지 라인업 확장…유럽 시장서 승부수

현대차는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하는 2017 제네바모터쇼에 신형 i30 왜건(투어러)을 최초로 공개한다. 해치백 모델인 i30에 차체를 키워 실용성을 강조한 왜건 모델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신형 i30 왜건은 해치백과 비교해 차체 길이가 245㎜ 길어진 것이 특징이다. 차체가 길어진 만큼 트렁크 공간은 해치백(395리터)보다 207리터 늘어난 602리터로 확대됐다. 특히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650리터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디젤을 사용하는 다운사이징 엔진을 탑재한다. 가솔린 엔진은 118마력급 1.0리터 터보 엔진과 138마력급 1.4리터 터보 엔진 두 가지다. 1.6리터 디젤 엔진은 94마력, 108마력, 131마력 세 가지 사양으로 구성된다.

유럽 시장에 판매될 신형 i30 왜건은 해치백과 함께 체코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차는 신형 i30 왜건을 제네바모터쇼에 공개한 뒤 2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신형 i30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중심인 독일에서 디자인과 상품성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올해 유럽 시장의 최대 기대주인 신형 i30의 신차 효과 등을 바탕으로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