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업계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7년 전장 산업에서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자동차 전장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전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 자존심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자동차 전장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 agenda.euractiv.com 캡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자동차 전장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 agenda.euractiv.com 캡처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은 2015년 2390억달러(약 273조7750억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약 347조43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텔레매틱스 등 모든 전기, 전자, 정보기술(IT) 장치를 모두 포함한다. 미래의 자동차는 각종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등이 탑재되면서 각종 첨단 장비와 기술의 집약체가 될 전망이다.

과거 자동차 산업이 엔진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업체들의 변치 않는 아성이었다면, 미래 자동차는 IT 기업들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는 이유다.

10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 / 각사 제공
10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 / 각사 제공
◆삼성전자, 하만 인수 완료...계열사 협력해 시너지 효과 거둬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각) 미국 전장 전문 기업인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3일 하만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하만 주주총회 승인, 미국을 비롯한 10개 반독점 심사 대상국의 승인 등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법인(SEA)이 하만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품에 안은 만큼 전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만큼 삼성SDI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전자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비메모리반도체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차량에 공급하며, 삼성전기는 차량에 부착되는 각종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HUD를 포함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며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담당하게 된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 겸 하만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와 하만은 오디오, 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라며 "고객에게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제품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혁신을 선도해 완성차 업체에게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은 삼성이 보유한 혁신 기술들을 하만의 전장 제품에 접목하고, 구매, 물류,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LG가 생산하는 전기차 부품. / LG전자 제공
LG가 생산하는 전기차 부품. / LG전자 제공
◆LG전자, VC사업본부 중심...올해 매출 4조 돌파

LG전자는 2013년 7월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를 출범했다. VC 사업본부는 지난해 2조773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세를 유지했다. LG전자는 올해 VC 사업본부 분기 매출이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VC사업본부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LG전자는 1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VC사업본부의 IVI사업부와 ADAS 사업을 통함해 카인포테인먼트를 총괄하는 스마트사업부를 신설했다. e-PT(electric Powertrain) 및 VE(Vehicle Engineering) 사업 등 친환경 전기차 부품 분야는 '그린사업부'로 통합했다. 전장부품 강화를 위해선 본부 산하에 고객과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조직도 운영키로 결정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직접 전장부품 조직을 이끌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계열사 간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부품과 인포테인먼트 부품 생산을,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계기판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을 맡고 있다. 또 LG이노텍은 전자식 조항장치용 모터와, 브레이크 잠김방지 장치용 모터, 차량용 통신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VC 사업 전략은 통합이다"라며 "전장부품 통합이 각 분야에서 빠르게 이뤄지면서 IT 기업으로서 좀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