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인 일론 머스크가 인간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회사를 만든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인간의 뇌를 강화해 인간의 두뇌가 인공지능을 능가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전기차회사 테슬라, 로켓 제조회사 스페이스X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뉴럴링크(Neuralink)'라는 회사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뉴럴 레이스(Neural Lace)'를 이용해 인간의 생각을 컴퓨터에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할 예정이다. 뉴럴 레이스는 인간의 뇌에 삽입할 수 있는 초소형 인공지능 컴퓨터를 말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 와이컴비네이터 유튜브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 와이컴비네이터 유튜브 갈무리
머스크가 뉴럴링크를 세운 것은 인공지능 발전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결과물로 판단된다. 그는 올해 초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 "인공지능이 인류보다 더 똑똑해질 것"이라며 인간이 기계와 통합한 사이보그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코드 콘퍼런스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해지면 인간이 판단권을 인공지능에게 뺏겨 결국 인간이 인공지능의 애완동물이 될 것"이라며 "뉴럴 레이스를 인간 뇌에 삽입해 두뇌를 강화해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따라가면 인공지능에 지배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뉴럴링크를 '의학 연구회사'로 등록했으며 이 분야의 전문가들을 고용했다. 현재 뉴럴링크에는 바네사 토로사(Vanessa Tolosa)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엔지니어, 필립 세이브(Philip Sabes)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등이 합류해 인간 뇌에 대해 연구 중이다.

WSJ은 "뉴럴링크가 개발할 첫 제품은 간질이나 우울증처럼 다루기 힘든 뇌 질환을 치료방법으로 쓰일 것"이라며 "뉴럴링크가 개발한 기술이 정부의 승인을 받아 기술 안정성과 효과를 입증할 수 있다면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뇌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