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물량공세가 본격화되면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에서 치킨게임이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한편, 여전히 수익성이 높은 초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가져가는 전략을 내세웠다.

중국의 물량공세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초대형 LCD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LG OLED TV. / LG디스플레이 제공
중국의 물량공세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초대형 LCD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LG OLED TV. / LG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2월 전세계 대형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1871만장으로 전월 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월은 다른 달에 비해 영업일이 적은 만큼 일부 출하 물량이 3월로 연기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TV의 대형화가 지속되면서 같은 기간 동안 초대형 패널의 출하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한 달간 65인치 패널 출하량은 전월 대비 4% 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QLED TV'와 LG전자의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LCD TV가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재고 축적량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기업별로는 LG디스플레이가 2월 전월 대비 10.1% 감소한 385만대의 LCD 패널을 출하했다. 다만, 출하량이 감소한 패널은 43인치와 55인치 패널이 대부분으로, 65인치 초대형 패널 출하량은 꾸준한 모습을 유지했다. 대만 이노룩스와 중국 BOE·차이나스타, 삼성디스플레이도 일제히 전월 대비 소폭 감소한 LCD 패널 출하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LCD 패널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30~40인치대 LCD 패널은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반면, 글로벌 TV 시장은 빠르게 대형화 추세를 보이면서 65인치 이상 LCD 패널은 견조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65인치 이상 LC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위츠뷰는 올해 LCD TV 패널의 평균 크기가 지난해보다 2인치 가량 커진 45.5인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TV 패널 크기의 중심이 55인치에서 65인치 이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가전 업계의 관측과도 일치한다.

특히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70만개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5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65인치 패널 출하량도 지난해 760만개보다 45% 증가한 11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초대형 LCD로 가격 방어에 나서는 동시에 OLED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세대(1200㎜×1000㎜) 생산라인인 천안 L5를 폐쇄한데 이어, 탕정 L7-1 라인을 6세대(1850㎜×1500㎜) OLED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분기부터 장비 반입을 시작해 이르면 올 연말부터는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기존 5세대 생산라인 폐쇄를 고려 중이며, 6세대 생산 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전환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LG디스플레이는 7세대(2250㎜×1950㎜) 생산라인 하나와 8세대(2500㎜×2200㎜) 생산라인 3개를 보유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D TV 시장은 대수 기준으로는 성장이 정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면적 기준으로는 계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LCD는 생산비용 대비 마진이 가장 높은 10.5세대 (3370㎜×2940㎜) 생산라인에 집중하고, 낮은 세대의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OLED 매출액이 LCD 매출액을 넘어서는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