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관심이 매년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게임사도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마감된 국내 주요 게임사의 사업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부금 활동은 대체적으로 2015년 보다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 기업의 기부금은 장애우를 위한 복지 및 기금 마련, 후원, 병원 설립 등에 다양하게 사용됐다. 다만 일부 게임 기업의 경우 회사 운영이 어려워 기부금이 사라졌고, 직원의 복지 기금을 기부금 명목으로 표시하는 회사도 나왔다.

국내 주요 게임사 기부금 활동 내역. / 박철현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 기부금 활동 내역. / 박철현 기자
◆ 엔씨소프트 최다 기부금 출연...재단에 세전 이익 1% 기부금으로 책정

지난해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제일 많은 기부금을 출연한 기업은 엔씨소프트다. 이 기업은 지난해 25억4076만원의 기부금을 사용했다. 2015년과 비교해 6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엔씨소프트는 비영리재단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국내 게임회사 중 유일하게 엔씨소프트만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으로, 현재 엔씨소프트는 3년간 평균 세전 이익의 1%를 기부금으로 재단에 매년 출연하고 있다.

재단 운영의 장점은 꾸준한 사회공헌의 가능성을 높인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내부에 사회공헌팀을 만들어 운영하는데, 이들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예산을 줄이고 사회 공헌 예산이 남으면 다른 사업으로 돌리는 등 CSR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재단은 규정을 만들어 기부를 명시하며 지속 사회공헌을 펼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25억4076만원의 기부금 중 24억5000만원을 엔씨소프트문화재단 기부금으로 냈고, 나머지 1억원 가량은 사내외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2016년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뇌성마비, 자폐성 발달장애 등으로 인해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보완대체의사소통(AAC) 프로그램을 무료로 보급했다. 또 국립특수교육원에 향후 3년간 장애학생 보조공학기기 및 프로그램 개발과 학교 현장에서의 보급 활동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뇌연구 등 학술연구 활동도 지원하고 NC 다이노스와 공동으로 지역사회공헌 활동도 펼쳤다. 이밖에 게임 사전 편찬 및 스페셜올림픽 지원 등 여러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NHN엔터테인먼트·넷마블게임즈·네오위즈 순으로 기부금 이어져

엔씨소프트에 이어 주요 게임사 기부금은 NHN엔터테인먼트, 넷마블, 네오위즈 순이다. NHN엔터는 지난해 13억7163만원을 기부했고, 넷마블게임즈는 7억7432만원, 네오위즈는 2억843만원의 기부금을 출연했다.

NHN엔터는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기업의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2008년 1월부터 시행된 제도로, 장애인에게 적합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는 등 장애인에게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한다.

NHN엔터가 판교에서 운영하는장애인 표준사업장 ‘NHN굿프렌즈’. / NHN엔터 제공
NHN엔터가 판교에서 운영하는장애인 표준사업장 ‘NHN굿프렌즈’. / NHN엔터 제공
또 넷마블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넷마블게임아카데미' 및 '넷마블게임소통교육'을 지난해부터 새롭게 시작했다. '넷마블게임아카데미'는 게임 인재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게임의 구성요소 및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돕고 게임을 직접 제작해보는 경험을 축적해 미래 비전 설계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넷마블게임소통교육'은 학부모-자녀가 건전한 여가로서 게임의 가치를 이해하고 선용 방법을 배우는 가족 공감 교육으로 진행된다.

이밖에 2009년부터 장애아동들의 '온라인 올림픽'으로 불리는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전국 특수학교 및 학급을 대상으로 장애학생들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문화체험관 설치 및 기증을 진행 중이다.

넷마블 게임즈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넷마블게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 넷마블 제공
넷마블 게임즈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넷마블게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 넷마블 제공
네오위즈는 오색오감 사회공헌 활동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지만, 사내 기부 및 지원봉사 등을 통해 사회공헌을 실천해오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세회사 모두가 고포류(고스톱, 포커) 게임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게임문화재단 산하의 게임이용자보호센터가 설립되고 운영 기금을 고포류 업체로부터 받았던 만큼, 세 회사 모두 기부금이 상승한 요인에는 이용자보호센터 기금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NHN엔터는 10억원가량 기부금이 증가한 것에 대해 "NHN엔터 일본 법인의 일본 지진 기부금과 게임이용자보호센터 기금 일부가 10억원안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 컴투스-게임빌, 웹젠 다양한 기부활동...와이디온라인 직원 복지 포인트가 기부금?

컴투스는 2억원에 가까운 1억9258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이 회사는 '미래 희망 더하기'라는 슬로건 아래, 청년 및 청소년, 어린이에게 다양한 후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컴투스는 '컴투스 글로벌 IT교실' 건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컴투스 글로벌 IT교실'은 열악한 시설로 IT 교육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한 저개발 국가 학생들에게 더 큰 배움의 꿈과 미래 희망을 펼칠 기회를 제공하는 컴투스의 글로벌 IT 교육 환경 개선 사업이다.

국내에서는 지역 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다.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사내 봉사단 '컴투게더'를 운영중이다. 일손이 필요한 곳에 자발적으로 참가해 돕고, 연말에는 지역 아동을 위한 김장 나눔 행사 등을 펼치고 있다. 또 청소년과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는 지원에는 '창업경진대회'를 후원하며, 중∙고등학생이 참여하는 '청소년 영상캠프'도 지속 후원중이다.

컴투스의 형제 회사 게임빌은 후원을 바탕으로한 사회 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초구청 '서리풀 푸드트럭' 후원 과 '레인보우 야구단' 후원 연세대학교 '제2회 연세 창업열정대회' 후원 및 '광개토 사물놀이 예술단' 후원 등 다양한 분야에 활동한다.

컴투스-게임빌, 웹젠의 사회공헌 활동. / 각사 제공
컴투스-게임빌, 웹젠의 사회공헌 활동. / 각사 제공
2015년 기부금 60만원 집행으로 질타를 받았던 웹젠은 지난해는 1160만원을 집행했다. 현재 웹젠은 어린이/청소년 심리치료 프로그램인 '토닥토닥 마음교실'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웹젠은 2016년 12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산하의 중탑사회복지관에 기부금을 내고 2017년 연간 사회공헌활동인 어린이/청소년 심리 치료프로그램 '토닥토닥 마음교실'을 운영한다. 심리적·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남지역 소외계층 어린이/청소년 20명을 선발해 3월 말부터 본격적인 심리 치료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웹젠은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더사랑'을 운영한다. 더사랑은 2012년에 초기 자본금 1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으로, 현재 회계상 기부금으로 집계되지는 않으나 매년 연평균 약 1억원에 가까운 운영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웹젠은 2017년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판교 지역을 포함한 여러 복지 단체들과 논의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의 소외계층 어린이/청소년들의 교육 불평등 해소 등을 중점 활동 목표로 정했다.

와이디온라인은 2015년과 비교해 기부금이 줄었다. 이 회사는 1억115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하지만 기부금 사용 내역이 기존 게임 회사들과 사용 방식이 다르다. 사내복지기금을 기부금 명목으로 책정했다. 사내근로복지 기금을 만들고 이를 직원들에게 기부금 형식의 포인트를 주는 방식이다. 그동안 와이디 온라인의 기부금 내역이 사회공헌 활동이 거의 없는데도 높았던 점은 이 같은 방식의 기부금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긴축 경영을 했던 위메이드는 기부금을 내지 못했다.

◆ 비상장사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 기부금 모두 완납

국내 비상장사인 넥슨은 2016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2015년 61억1780만원의 기부금을 출연했다. 이 회사는 2014년 '푸르매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기금 200억원을 약정했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분할 납부로 모두 완납했다. 특히 61억원대 기부금중 60억원이 어린이 병원에 사용됐다.

1년 9개월 공사기간을 거쳐 2016년 4월 28일 개관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장애 어린이들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사회에 독립된 자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의료재활' '사회재활' '직업재활'을 연계한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이다.

넥슨이 200억원의 건립기금을 약정한 ‘푸르매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 넥슨 제공
넥슨이 200억원의 건립기금을 약정한 ‘푸르매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 넥슨 제공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어린이 재활병원은 어린이 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청각장애, 지적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포함한 다양한 신체·정신장애 유형에 적합한 치료를 제공한다. 또 소아건강정신과와 재활의학과를 함께 조성해 전문 치료뿐 아니라 사회적응을 위한 지원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이 시설에는 장애어린이는 물론 비장애어린이도 치료받을 수 있다. 지역주민까지 포함해 하루 500명, 연간 15만명이 이용가능하다.

넥슨이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는 작은 책방. / 넥슨 제공
넥슨이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는 작은 책방. / 넥슨 제공
넥슨은 어린이 병원외에 자사의 핵심 사회공헌사업인 국내-해외작은책방 개관도 활동중이다. 국내 작은책방 조성 시, 지역아동센터 및 지역커뮤니티센터와 함께 진행해 조성에 따른 인테리어와 건축비용을 기부금으로 환산했다.

해외작은책방은 NGO와 함께 진행하며, 건립에 필요한 기금을 기부하고 해당비용으로 NGO 해외 현지 지사에서 공사를 착공하는 방식으로 사회 공헌을 펼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4월에 나올 2016년 감사보고서에서는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기금을 모두 납부하면서 2015년보다 기부금이 많이 내려갈 예정이지만, 넥슨은 다양한 분야에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