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리지만 클리오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한국 소비자의 잠재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2017 서울모터쇼 현장에서 올해 상반기 한국에 선보일 해치백 모델 '클리오'의 성공을 자신했다.

클리오는 1990년 출시 이후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까지 1300만대 이상 판매된 르노삼성차 모회사 르노의 베스트셀링 해치백이다. 현행 클리오는 4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 해당한다.

르노삼성차가 2017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클리오'. / 정치연 기자
르노삼성차가 2017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클리오'. / 정치연 기자
 

◆ 르노 베스트셀링 해치백 '클리오'는 어떤 차?

클리오는 소형 해치백이다. 경쟁 모델로 현대차 'i30'나 폴크스바겐 '골프' 등이 지목되지만, 실제 차체 크기는 i30보다 작다. 크기만 비교하면 현대차의 소형 해치백 '엑센트 위트'와 비슷하다.

클리오의 차체 크기는 전장 4063mm, 전폭 1732mm, 전고 1448mm, 축간거리(휠베이스) 2589mm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300리터이며, 2열 좌석을 접으면 최대 1146리터까지 늘어난다.

2017 서울모터쇼에 전시된 르노 클리오. /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2017 서울모터쇼에 전시된 르노 클리오. /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 클리오의 실내 모습. / 르노 제공
르노 클리오의 실내 모습. / 르노 제공
디자인은 작지만 당당한 모습이다. 르노의 최신 패밀리룩을 계승한 외관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모터쇼에 전시된 클리오는 전·후면에 르노 엠블럼을 장착됐는데, 실제 한국 시판 모델은 르노삼성차의 태풍 로고 엠블럼으로 교체돼 판매된다.

아울러 클리오는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 C자형 주간주행등, 3D 타입 LED 리어램프, 글래스 루프, 보스 사운드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사양을 탑재해 소형차의 고급화를 추구했다.

유럽에 판매되는 클리오의 파워트레인은 1.5리터 dCi 디젤 엔진과 1.2리터 TCe 터보 가솔린 엔진에 6단 자동·수동 변속기가 조합된다. 한국 시판 모델에는 QM3와 같은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1.5리터 dCi 디젤 엔진과 듀얼클러치 기반의 6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될 예정이다. 연비는 리터당 17km 정도로 예상된다.

르노 클리오의 후면 모습. / 르노 제공
르노 클리오의 후면 모습. / 르노 제공
◆ 해치백 무덤, 한국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은?

한국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해치백 차종의 선호도가 높지 않다. 같은 가격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의 특성상 그동안 한국 자동차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렸다.

현대·기아차조차 해치백 시장에 내놓는 신차마다 줄줄이 쓴맛을 봤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해치백 모델 i30의 경우 지난해 10월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3세대 신형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월평균 200여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이 올해 1월 신년 CEO 기자간담회에서 클리오 출시 등 회사의 신차 계획을 밝히고 있다. / 정치연 기자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이 올해 1월 신년 CEO 기자간담회에서 클리오 출시 등 회사의 신차 계획을 밝히고 있다. / 정치연 기자
하지만 르노삼성차는 클리오의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박동훈 사장은 "한국에서 해치백이 통하지 않는다는 우려는 잘못된 생각이다"며 "지난 수년간 수입차 시장을 보면 해치백의 가능성은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 지속적이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클리오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수입차 형식으로 한국에 판매된다. 이미 르노삼성차는 르노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된 QM3를 한국에 판매 중이다. 르노 프랑스와 터키 공장에서 생산되는 클리오 역시 QM3처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수입, 한국에 판매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도 가격 책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리오는 르노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꼽힐 만큼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르노삼성차가 QM3(2220만~2495만원)보다 낮은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면 클리오 역시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