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을 중단했다. 대신 사물인터넷(IoT), 로봇, 전장부품 등 신성장 사업에 쓰이는 AP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AP는 IT기기에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로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의 역할을 한다.

LG전자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AP. / LG전자 제공
LG전자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AP. / LG전자 제공
5일 관련업계와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최고개발책임자(CTO) 산하 SIC센터에서 개발하던 AP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일부 직원들은 VC(차량부품)사업본부로 자리를 이동했다. 남은 인력은 사물인터넷이나 로봇 등에 필요한 반도체 개발에 투입된다.

관련업계에는 LG전자의 AP개발 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자체 개발하던 AP '뉴클런'은 상용화가 무기한 연기됐으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한 MC사업본부도 7분기 연속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시스템IC센터를 SIC연구소로 변경하고 스마트폰용 AP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자사의 기술력 과시를 위해서였다.

LG전자는 그동안 2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했으며, 뉴클런(프로젝트명 오딘)이라는 이름의 AP도 개발했다. 하지만 뉴클런은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2014년 무기한 출시가 연기됐다. 여기에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진 MC사업부의 매출마저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AP개발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경쟁사가 10나노 기반의 AP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LG전자가 더 이상 이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