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도입 열풍이 불면서 휘어지는 차세대 플렉서블(Flexible) OLED 패널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OLED 패널 확보전이 벌어질 양상이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의 휘어지는 플렉서블 OLED 패널 시연 모습. / LG디스플레이 제공
스마트폰 시장에 OLED 패널 확보전이 벌어질 양상이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의 휘어지는 플렉서블 OLED 패널 시연 모습. / LG디스플레이 제공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애플을 비롯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일제히 플렉서블 OLED 패널 확보전에 뛰어들면서 플렉서블 OLED 패널 시장에 당분간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차기 아이폰 7000만대분의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주문한데 이어, 최근에는 구글이 LG디스플레이에 플렉서블 OLED 패널 수급을 위해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제시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이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업계는 양사의 협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상무는 11일 공시를 통해 "플레서블 OLED 시장이 확대되며, 다양한 고객사들의 관심이 확대 중"이라며 "구글의 1조원 투자 건과 관련해 구체적 확정 사항 없으며, 추후 구체적 사항 확정 시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해 직접 기획하고 설계한 전략 스마트폰 '픽셀폰'을 선보였다. 픽셀폰은 지난해 4분기에만 300만대 가량 팔려 20억달러(2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투자사 모건스탠리는 픽셀폰의 올해 예상 판매량을 500~600만대로 추산하고, 38억달러(4조4000억원)의 수익을 구글에 안겨줄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은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인 차기 픽셀폰에 플렉서블 OLED 패널 탑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LG디스플레이에 1조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내비친 배경을 두고, 차기 픽셀폰을 위한 플렉서블 OLED 패널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중소형 플렉서블 OLED 패널 시장에서 가장 큰 손은 삼성디스플레이지만, 이미 애플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터라 구글이 LG디스플레이에 손을 내밀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아산 A3 라인 증설 작업이 3분기 중 마무리되면 6세대(1500㎜×1850㎜) 기준으로 월 10만장 이상의 플렉서블 OLED 패널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기존 LCD 패널을 생산하던 탕정 L7-1 라인을 OLED 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까지 마무리하면 내년부터는 월 13만장까지 양산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황금 수율로 불리는 80% 수율 달성 시 5.5인치 스마트폰 2000만대를 충족할 수 있는 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부터 구미 E5 생산라인에서 월 1만5000장 규모로 6세대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양산할 예정이다. 80% 수율 기준으로 5.5인치 스마트폰 24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는 파주 E6 생산라인까지 양산에 합류하면 총 생산능력은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단, 관건은 얼마나 빨리 수율을 끌어올리느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OLED 패널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LG G 플렉스2, 화웨이 메이트9 프로, 샤오미 미 노트2, 지오니 M2017. / LG디스플레이 제공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OLED 패널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LG G 플렉스2, 화웨이 메이트9 프로, 샤오미 미 노트2, 지오니 M2017. / LG디스플레이 제공
플렉서블 OLED 패널은 유리 기판을 쓰는 평판(Rigid) OLED 패널과 달리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 깨지지 않고, 유연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또 플렉서블 OLED 패널은 평판의 절반 수준의 두께로 제작 가능해 줄어든 부피만큼 스마트폰을 더 얇게 만들거나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어 차별화 포인트로 부각된다.

애플과 구글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도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플렉서블 OLED 패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공급 물량을 위해 플렉서블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대거 증설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 수급을 의존해온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당분간 품귀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전세계적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5년 2억5700만대에서 2016년 3억8500만대, 올해 4억7400만대로 2년새 2배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기준으로도 올해를 기점으로 플렉서블 OLED 패널이 32억달러(3조7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해 30억달러(3조4000억원) 규모의 평판 OLED 패널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