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8' 시리즈가 사상 최대의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전기, 삼성SDI 등 부품 생산 계열사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18일 KT의 갤럭시 S8 시리즈 개통 행사에서 1호 가입자 김효진씨(사진 왼쪽 두번째)가 삼성전자, KT 관계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진 기자
18일 KT의 갤럭시 S8 시리즈 개통 행사에서 1호 가입자 김효진씨(사진 왼쪽 두번째)가 삼성전자, KT 관계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진 기자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갤럭시노트 7 단종 여파로 각각 464억원, 5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기와 삼성SDI가 갤럭시 S8 효과로 올해 1분기 대폭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시작된 갤럭시 S8 시리즈 예약판매는 총 100만4000여대로 집계됐다. 한국 스마트폰 예약판매 사상 100만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럭시 S8 시리즈는 국내 개통 첫 날인 18일 국내 휴대전화 역사상 하루 최다 개통 기록도 갈아치웠다.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는 이날 이동통신 가입 전산 마감 시간인 오후 8시까지 21만900대쯤 개통됐다.

갤럭시 S8 시리즈의 흥행을 가장 반기는 곳은 삼성전기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과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인쇄회로기판(PCB) 등 갤럭시 S8 시리즈에 탑재되는 부품의 20%를 맡아 공급한다. 다만, 갤럭시 S8 시리즈가 전작보다 한 달 정도 출시가 지연되면서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2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면서 갤럭시노트 7 단종에 따른 충격을 완화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기가 올해 1분기 300억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하고, 2분기부터 갤럭시 S8 시리즈 효과가 극대화되면 600억원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갤럭시노트 7 발화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되면서 곤욕을 치른 만큼 갤럭시 S8 시리즈를 통해 명예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갤럭시노트 7 단종 이후 천안 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꾸리고, '제품 안전성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전반적인 쇄신 작업을 진행했다. 전 부문에 걸쳐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엑스레이 검사기 도입 등에 1500억원 규모의 투자도 단행했다.

대신증권은 삼성SDI가 1분기에는 소형전지 사업에서 4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이어가되, 작년 4분기 영업손실 580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 S8 시리즈 판매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는 소형전지 매출을 회복하고, 전자재료 부문에서도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호황에 힘입어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삼성SDI의 흑자 전환은 10분기 만이다.

관련 업계는 갤럭시 S8 시리즈가 전작인 갤럭시 S7의 연간 판매량인 4900만대를 넘어 최대 6000만대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S8 시리즈의 판매량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현재까지 갤럭시 S7 출시 당시보다 상황이 훨씬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