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들이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들이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017년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50조5500억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6조6800억원)보다 48.2%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3년 3분기의 10조1600억원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보다 6.5%포인트(p) 증가한 19.8%다. 이는 제품을 100원어치 팔면 이익으로 19.8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실적 고공 행진을 이끈 효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로 대표되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맡은 삼성전자 DS 부문은 1분기 7조5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 중 반도체 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이 6억31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반도체 사업이 독식한 셈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뿌린 대로 거뒀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시설투자에 9조8000억원을 집행했는데, 이 중 반도체에만 5조원을 집중 투자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강세 속에 4테라바이트(TB) 이상 서버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64기가바이트(GB) 이상 모바일 V낸드(3D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 강세를 유지했다.

D램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LPDDR4·LPDDR4X와 데이터센터 서버용 제품 등 고성능·고용량 제품 공급을 늘렸다. 10나노급 공정 확대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시스템LSI 사업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을 확대했고, 14나노(㎚, 10억분의 1m) 기반의 중저가 AP 수요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도 자율주행차,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가 견조한 시황을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시설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시설투자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나 V낸드, 시스템LSI와 OLED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