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안 업계가 일본 정보보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2020년 동경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정보보호 관련 예산이 늘면서 수출 기회도 커졌다.

일본은 한국 보안 업계의 최대 수출국으로 꼽힌다. 2016년 국내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내 정보보호 산업 수출액은 893억원으로 이 중 36%가 일본에서 발생했다. 중국 수출 비중도 지난해 20%를 돌파하면서 일본과 중국은 해외 활로를 찾는 국내 보안 기업의 요충지로 자리잡았다.

10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지란지교소프트, 소프트캠프, 퓨전데이타 등은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일본 됴쿄에서 열린 '재팬 IT 위크(Japan IT Week)'에 참가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 재팬 IT 위크는 보안 분야를 비롯해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 앱 등 다양한 최신 IT 이슈를 다루는 일본의 대표적인 IT 산업 전시회다.

국내 보안 업계가 일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5월 10 일본 도쿄에서 개막한 ‘재팬 IT 위크’에 마련된 소프트캠프 부스 전경. / 소프트캠프 제공
국내 보안 업계가 일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5월 10 일본 도쿄에서 개막한 ‘재팬 IT 위크’에 마련된 소프트캠프 부스 전경. / 소프트캠프 제공
올해로 11년째 이 행사에 참가한 지란지교소프트는 일본판 주민등록번호인 '마이 넘버(My Number)'에 대응하는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PC 필터(PC Filter)'와 화이트리스트 방식의 기업용 통합 보안 솔루션 '오피스웨어 스위트(Officeware Suite)', 클라우드 기반의 유무선 단말 관리 솔루션 '오피스씽즈(OfficeThings)'를 선보인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일본 현지 법인 지란소프트재팬을 중심으로 일본 정보보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제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현지 파트너 확보는 물론, 국내 보안 기업과도 협업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첫 선을 보인 오피스씽즈의 경우 국내 네트워크 접근 제어(NAC) 전문 기업 지니언스가 개발하고, 지란소프트재팬이 현지 판매와 운영을 맡는다.

소프트캠프는 재팬 IT 위크에서 일본 총무성이 보안강화 지침으로 규정한 망분리와 파일 무해화를 준수하는 솔루션 '실덱스(SHIELDEX)'를 중심으로 현지 문서 보안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실덱스는 이메일·USB·인터넷 등 외부에서 내부망으로 유입되는 문서와 파일에서 유해한 콘텐츠를 제거하고, 안전한 콘텐츠만 재조립해 내부로 들여보내는 CDR(Contents Disarm & Reconstruction)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이다.

소프트캠프 관계자는 "실덱스는 작년 말부터 일본 지자체 15곳이 도입했으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관련 상담 예약이 사전에 모두 완료된 상황이다"라며 "올해 일본 시장에서 파일 무해화 솔루션에 주력해 지자체 1800곳 중 20%에 실덱스 제품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 후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퓨전데이타는 미국과 함께 일본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퓨전데이타는 5월 초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오픈소스 기술 컨퍼런스 '레드햇 서밋 2017'에 참가한데 이어, 이번 재팬 IT 위크에도 부스를 마련하고 자체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을 적용한 클라우드 통합 관리 솔루션을 소개한다. 퓨전데이타는 이번 기회로 현지 파트너 영입 등 본격적인 영업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국내 10개 보안 기업과 함께 재팬 IT 위크에 한국 공동관을 마련했다. 한국 공동관에는 나일소프트, 라온시큐어, 모니터랩, 에어큐브, 웨어밸리, 이글로벌시스템, 이글루시큐리티, 이스트시큐리티, 인정보, KJ테크가 참가해 네트워크 보안, 인증 및 암호, PC 보안, 안티바이러스, DB 보안, 문서 보안(DRM), 내부정보 유출방지, 무선 및 모바일 보안 솔루션 등을 전시한다.

김형곤 지란지교소프트 대표는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세계 정보보호 시장의 1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국내 보안 기업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