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부문인 웨이모와 차량공유서비스 리프트가 자율주행차 연구를 위해 손잡는다. 두 회사는 차량공유서비스 1위 업체 우버와 경쟁하고 있는 상태라, 우버의 자율주행차 사업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웨이모가 리프트와 자율주행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NYT는 파일럿 프로그램 등을 공동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프트 대변인은 "웨이모는 현재 최고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고 있다"며 "웨이모와 함께 세계 최고의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비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모 대변인은 "리프트의 비전과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을 합치면 좀 더 많은 사람과 많은 곳에서 개선된 이동 수단을 선보일 수 있다"고 말하며 양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했음을 인정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가 만든 자율주행차가 도로주행을 하고 있는 모습 / 웨이모 제공
구글의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가 만든 자율주행차가 도로주행을 하고 있는 모습 / 웨이모 제공
리프트는 지난해 가을부터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리프트는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와 자율주행차 협력을 맺고, 향후 몇 년 동안 리프트의 차량공유 서비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GM의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기로 했다. 웨이모 역시 피아트 크라이슬러, 혼다 등과 자율주행차 협력을 맺은 상태다. 4월에는 미국 애리조나주 주민을 상대로 시범 주행할 자율주행 미니밴 탑승자 모집에 나섰다.

무엇보다도 웨이모와 리프트는 우버라는 공동의 적을 갖고 있다. 리프트는 미국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2위로 1위인 우버를 따라잡아야 하는 위치다. 또한 리프트는 우버보다 늦게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든 상태라 갈 길이 바쁘다.

웨이모는 자율주행차 기술 도용 문제를 놓고 우버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구글은 2013년 우버에 2억5800만달러(2924억원)을 투자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했지만, 2015년 2월 구글이 차량공유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여기다 웨이모는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자사의 기술을 도용했다며 우버가 인수한 자율주행 트럭 개발 벤처기업 오토(Otto)를 고소했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기술이 우버의 미래"라고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로 자율주행 기술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우버는 2015년 피츠버그에 자율주행차 연구소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캐나다 토론토에 연구소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버의 자율주행차 기술이 시장에 나오길 바라지 않는 웨이모가 결국 우버의 적인 리프트와 동맹을 맺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