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2.0'이 세계 바둑 랭킹 1위 커제(柯洁) 선수를 꺾었다.

5월 23일, 중국 저장성(浙江省) 우전(烏鎭)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프로 9단 바둑 기사 커제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2.0'과 4시간이 넘는 대국 끝에 한집 반 차로 패배했다.

알파고와 커제의 바둑 대결은 처음부터 끝까지 알파고가 커제 9단을 압도하는 모양새로 경기가 진행됐다. 커제는 검은돌을 잡고 우상귀 소목으로 대국을 시작했으며, 세 번째와 일곱 번째 수를 3·3포석을 놓는 등 실리적인 전법을 구사했다.

커제는 평소 자신의 스타일과 다른 실리전을 펼쳤으나 알파고의 예상치 못한 수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대국에서 지고 말았다. 바둑 대국이 끝난 후 남겨진 제한시간은 커제가 3시간 중 13분 17초, 알파고는 이보다 여유있는 1시간 29분 6초였다.

중국 바둑 프로 9단 커제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2.0’이 5월 23일 첫 번째 대결을 펼쳤으며, 경기는 알파고 2.0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 유튜브 캡처
중국 바둑 프로 9단 커제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2.0’이 5월 23일 첫 번째 대결을 펼쳤으며, 경기는 알파고 2.0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 유튜브 캡처
알파고와 커제는 25일과 27일, 또 다시 '인공지능 대 인간'의 바둑 대결을 벌이지만 커제가 알파고를 이기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커제는 이번 공식 경기에 앞서 알파고 2.0과 온라인으로 바둑 대결을 펼친 바 있으며, 경기 결과는 3전 전패로 알파고의 승리였다. 딥마인드는 타이젬과 폭스고 바둑 서비스에서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란 계정으로 몰래 게임을 진행한 뒤 그 결과를 트위터로 알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