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내 최고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펼친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세계 1위 바둑 기사인 중국 커제 9단과 5월 23일, 중국 저장성(浙江省) 우전(烏鎭)에서 바둑 대결을 시작한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이번 중국전은 커제와의 대국 뿐 아니라, 프로 바둑기사 1명과 알파고가 한 팀으로 진행하는 '복식전'과 중국 바둑기사 5명으로 이뤄진 팀과 알파고가 대국하는 '단체전'으로 대국이 펼쳐진다.

'알파고(Alpha Go)'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바둑에 특화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알파고의 '고'는 바둑을 뜻하는 일본어 '고(碁)'에서 따왔다. 알파고는 머신러닝 기반 프로그램으로 자기 자신과 대결을 펼치는 자가대국으로 학습이 가능하며, 승률은 23%로 떨어지지만 1대의 컴퓨터로도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중국 대표 바둑기사 커제의 대결이 펼쳐지는 '우전'은 중국 당국이 매년 세계인터넷대회를 개최하는 '인터넷 마을'로 이름난 곳이다. 우전은 인구 6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이지만 2016년 제 3회 인터넷대회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축사를 보낼 만큼 글로벌 경제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중국의 계획이 움트고 있는 곳이다.

1997년 8월에 태어나 아직 10대 청년인 '커제(柯洁)'는 2008년 프로바둑 세계에 발을 들였으며, 2016년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바둑대회 몽백합배에서 한국의 이세돌을 꺾으면서 세계대회 3관왕을 거머쥔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프로 바둑 기사다.

중국 프로 9단 바둑 기사 ‘커제(柯洁)’. / 중국시나닷컴 캡처
중국 프로 9단 바둑 기사 ‘커제(柯洁)’. / 중국시나닷컴 캡처
커제는 자신이 8살이던 2008년 프로 바둑계에 입단했다. 입단 초기 그는 중국의 콩지에 등 프로 바둑 기사에 가려 빛을 못 봤으나, 2015년 바이링배 세계바둑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프로 4단에서 9단으로 단숨에 승단했다.

커제 프로 9단은 무명시절 인터넷 바둑 프로그램 '타이젬'으로 실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커제는 최근 '잠복(潜伏)'이란 계정으로 예후바둑이라는 인터넷 바둑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참고로, 커제는 이미 알파고와 온라인으로 바둑 대결을 펼친 바 있다. 경기 결과는 3전 전패로 커제가 패배했다. 딥마인드는 타이젬과 폭스고 바둑 서비스에서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란 계정으로 몰래 게임을 진행한 뒤 그 결과를 트위터로 알린 바 있다.

커제는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당시 중국 매체 인민망 인터뷰에서 알파고는 복잡한 국면에서 임기응변 능력 결점이 있으며, 간결한 대결 방식을 추구한다 밝혔다. 또, 커제 자신이 이세돌 보다 더 알파고를 상대로 우세한 대결을 펼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알파고와 커제의 공식 바둑 대결은 커제의 과거 발언을 입증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